가뜩이나 체력이 쇠잔한 증시에 전산사고까지 가세, 투자자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23일 발생한 증권전산 매매시스템 고장사고는 전산시스템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보완없이는 증권시장에 예기치 못한 재앙이 닥칠수도 있다는 점을 일깨워주고 있다.이날 사고는 데이터베이스를 효율적으로 재구축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는 것이 증권전산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전산장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불안은 가중될 수 밖에 없다. 96년11월 증권전산시스템을 전면 재구축하기 이전은 물론 이후에도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했다. 96년 12월12일 매매체결시스템장애로 40여분간 거래가 중단됐고 97년 6월과 지난해 4월에는 공동온라인 장애로 매매에 차질이 빚어졌었다.
일선 증권사 창구에서는 이날 주문체결이 되지 않는 바람에 투자자들의 항의가 빗발쳤으며 점심시간 없이 장이 진행되느라 혼란이 일었다.
이근모(李根模)환은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상무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한국 증시의 신뢰도에 흠집을 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일부에선 Y2K(컴퓨터 2000년 연도표기)문제 해결이 시급한 상황에서 이같은 사고가 발생한데 대해 더 큰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후진국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어처구니 없는 전산장애가 반복되는 한 투자자들의 불안은 사라지기 어렵다』며 『철저한 원인규명과 책임추궁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형기자navido@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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