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은 22일 컴퓨터 회로기판 제조업체인 ㈜이지텍이 97년 4월부터 8개월여에 걸쳐 모두 1억800만달러(한화 약 1,296억원)의 외화를 해외로 빼돌린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관세청은 외화유출 과정에서 핵심역할을 재미동포 김의국(金義國·37)씨와 캐나다 스타텍 대표 스탠리 김(34), 미국 한일테크대표 임대경(林大經·36)씨를 검찰에 고발하고 이지텍대표 신철호(申澈皓·40)씨를 조사중이다.이같은 규모의 유출액은 지금까지 적발된 사례중 단일건수로는 최대규모인데다 10여개 국내은행까지 물려있는 것으로 알려져 상당한 파장이 우려된다.
이지텍은 미국의 ㈜EZC인터내셔널사로부터 메모리반도체(RAM)등을 수입, 국내가공을 거쳐 캐나다로 수출하는 중계무역과정에서 수입대금은 즉시 결제하고 수출대금은 외상조건으로 계약한후 회수하지 않는 방식으로 외화를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96년 설립된 이지텍은 김의국씨가 설립한 미국 EZC인터내셔널의 국내 자회사로, 97년 12월 부도를 냈는데 관세청은 외화유출후 고의로 부도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이지텍이 빼돌린 외화에는 은행권 자금 2,000만∼3,000만달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15개은행이 이와 관련한 채권단을 구성했다. 이지텍은 거래은행의 신용장한도를 늘리기 위해 미국 EZC인터내셔널및 캐나다등지의 관계회사와 같은 물품을 반복적으로 주고받는 방식으로 수출입거래를 가공 계상해 은행을 속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종재기자 jjle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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