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취임후 첫 개각을 다음달 하순께 단행한다는 방침을 사실상 확정했다. 폭은 부분개각의 범위를 넘어 중폭의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출범후 김대통령은 4명의 장관을 교체했는데, 모두 개별적인 경질 사유에 따른 것이며 본격적인 개각은 올 봄중으로 미뤄왔다. 따라서 이번에는 김대통령이 지난 1년 동안 매겨온 각 장관의 성적표를 처음으로 인사에 반영하게 된다.장관 교체의 첫번째 기준은 장관의 업무장악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내년에 총선에 출마할 정치인 출신 장관들 중 일부가 교체될 예정이다. 김대통령은 올 하반기 다시 한번 대폭적인 개각을 통해 당정을 총선체제로 개편한다.
내각의 임무도 다소간 변화한다. 김대통령은 1기 내각에 정치인을 대폭 기용했었다. 여소야대 구도하에 정치력을 강화하고 관료조직에 충격요법을 쓰기 위한 조치였다. 2기 내각에서는 자연스럽게 정치인중 일부가 물러나고, 행정과 경영의 전문가들이 기용되는 등 물갈이가 이뤄질 전망이다.
김대통령은 개각에 맞춰 청와대 비서실 개편도 단행한다. 당초 노동복지수석을 신설하는 정도의 소폭 개편이 추진됐으나 보다 대대적인 개편이 검토되고 있다. 비서실장 직속으로 기획조정비서관을 두고 정부업무 전체에 대한 조정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별도의 민정수석실을 부활하는 등의 내용이다. 김대통령이 신임 노동복지수석이나 공석이 된 민정비서관의 인선작업에 손을 대지 않고 있는 것도 내각 개편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기조는 청와대기능의 강화이며, 김대통령이 지난번 굳이 장관급인 김정길(金正吉)정무수석을 기용한 것으로 미뤄 또다시 장관급이 청와대 수석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 김중권(金重權)비서실장은 유임할 가능성이 높다.
이종찬(李鍾贊)국정원장은 본인이 국정원 개혁을 더 추진하고 명예퇴진하겠다는 의사를 갖고 있어 하반기에 종로 지역구를 맡게될 것같다.
내각에서 교체 요인이 있는 장관으로는 지난해 사의를 표시한 이규성(李揆成)재경장관과 천용택(千容宅)국방·김모임(金慕姙)보건복지 장관이 거명되고 있다. 박상천(朴相千)법무장관과 신낙균(申樂均)문화관광장관의 이름도 일각에서 나오며, 법무장관이 경질될 경우 8월과 9월 각각 검찰총장 및 대법원장의 임기가 끝나는 것과 관련, 후임 인선과정에서 이른바「법조 빅3」의 지역안배가 고려될 것이라는 전언이다. 이밖에 이기호(李起浩)노동장관·이헌재(李憲宰)금감위원장이 자리를 옮기는 등 개각은 5~7명선에 이를 전망이다.
/유승우기자 swyoo@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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