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보고해야할 것을 보고않는 이유가 뭡니까』『그게 아니라…』22일 정부세종로청사 19층 국무회의장.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호된 질책이 이어지면서 장내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김모임(金慕妊·사진)보건복지부장관이 먼저 화살을 맞았다. 보건복지부가 국민연금제도 확대실시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한데다 김장관이 국무회의에 보고도 하지않았기 때문.
김대통령은 『국민연금제도은 선정(善政)중의 선정』이라며 『그런데도 사리판단과 사전대비를 제대로 못해 국민이 칭찬은 커녕 집중적인 비난을 가해 정부가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며 통박했다. 김대통령은 또 『이는 국민을 직접 찾아가지않고 앉아서 보고만 기다리는 과거의 권위주의적 태도를 보였기때문』이라고 질책한 뒤 『국민연금의 실정을 당장 보고하고 국민연금공단 관계자의 책임을 물으라』고 지시했다. 김대통령은 김장관이 송구한 표정으로 보완책 등을 설명하고 나서야 『보고를 들어보니 고충이 많음을 알겠다』며 다소 목소리를 누그러뜨렸다.
김대통령은 김성훈(金成勳)농림부장관에 대해서도 『농협대출비리 등에 대한 감사보고를 받아보았느냐』고 물은 뒤 『농협내부의 너무나 많은 부조리와 비능률에 대해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만큼 놀랐다』고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김대통령은 또 각 장관들에게 임시국회에서 원할한 대처를 당부하면서 『선진국에서는 야당에 대한 대응능력에 의해 장관평가가 좌우된다. 그런 능력이 없으면 등용되지도 않는다』고 「경고」, 장관들의 가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한편 김대통령은 국무회의를 마친뒤 김모임장관을 따로 불러 어깨를 두드리며 『열심히 잘하라』고 격려했다. /홍윤오기자 yohong@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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