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화성기후논쟁] "화성, 따뜻하고 살만했었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화성기후논쟁] "화성, 따뜻하고 살만했었다"

입력
1999.02.23 00:00
0 0

화성은 과연 생명체가 살 만하거나 혹은 살 만했었나. 인류의 오랜 호기심의 대상이었던 화성의 기후논쟁이 다시 불붙었다. 네이처지 최신호(18일자)에는 이를 둘러싼 연구결과가 한꺼번에 4편이나 실렸다. 생각보다 훨씬 최근까지 화성은 살 만한 기후였고 어쩌면 지금도 화산이 활동중이라는 게 핵심이다.현재 화성은 사막과 빙하기의 극한기후만 존재하지만 한때 물이 흐르고 따뜻한 환경이었다는 설을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다.

이러한 새로운 분석은 지난해 화성궤도에 진입한 미국의 탐사선 글로벌서베이어호가 화성궤도카메라로 기존보다 해상도가 20~40배나 뛰어난 고해상도 사진(4~8m를 한 점으로 확인가능)을 속속 전송함으로써 이루어졌다.

■새로운 화성관 : 화성의 지표면에는 수㎞ 넓이로 4,000㎞나 늘어서 있는 거대한 계곡지대와 지름이 600㎞나 되는 대형 화산(올림포스 몬스)등이 있고 바람에 의해 침식물이 쌓인 흔적도 보인다. 그러나 화성의 지형이 어떻게 형성됐는지는 명확히 설명되지 못해왔다.

화성궤도카메라 책임자인 몰린우주과학시스템의 마이클 몰린과 미국 지리학탐사회 마이클 카는 지상에 많은 물이 오랫동안 흘러 계곡지대를 형성했다고 단정했다. 70년대 화성 탐사선이 처음 화성에 물이 있었던 흔적을 찍었지만 그것이 많은 비 때문이냐, 또는 지상에 물이 있었던 것이냐는 논쟁이 일었다.

몰린과 카는 니걸계곡의 사진에서 주변 평야로부터 지류의 흔적이 없고 계곡의 측면이 둥글게 침식된 점등을 들어 강우에 의한 것이 아니라 지표면의 물에 의한 침식이라고 말한다.

모래언덕을 만들만큼 퇴적물도 많았고 지속적으로 물이 흐른 흔적이 뚜렷하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꼬불꼬불한 나네디계곡의 모습은 물이 지각대변동 시기에 분출된 게 아니라 오래도록 강이 흘렀다는 것을 가리킨다.

행성과학연구소 윌리엄 하트만팀은 지름 16㎙의 분화구를 조사, 지각의 나이를 지도화했다. 기존에는 수백㎙ 이상만 연구가 가능했다. 이들은 어떤 지역은 아주 최근, 겨우 1억년 전쯤 생성됐다고 주장했다.

즉 타르시스 고원의 거대한 방패형 화산의 하나인 아르시아 몬스의 함몰분화구 용암의 나이는 4000만~1억년 정도라는 것이다. 하트만팀은 지금도 화산활동이 진행중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리조나대학 알프레드 맥퀸교수팀은 계곡의 암석침강(沈降)을 분석한 결과 8㎞ 깊이까지 수평하게 층이 진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암석침강이 화성 생성 초기 충격에 의한 붕괴라는 기존의 연구와는 달리 생성직후 10억년동안 대규모 화산활동과 지속적인 물의 침식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화성의 과거는 지구의 과거를 푸는 열쇠 : 화성의 기후가 우리와 무슨 상관일까? 네이처지는 화성은 행성의 형성과 진화를 알 수 있는 자연실험실이라고 표현한다. 45억년전 태양과 행성들은 동시에 생성됐다.

초기 행성의 내부는 뜨겁지만 급속히 식으며 가스를 분출하고 대기를 만든다. 지구에선 바다도 생겼다. 지구와 화성은 동일한 과정을 거쳤다. 그러나 지구의 지질학적 역사는 5억년 전까지 뿐이다.

더 오랜 과거는 대륙 충돌, 부식등으로 지각에서 지워졌다. 화성의 지각은 대부분 30억살이 넘는다. 이를 분석하면 생명체 서식의 관건인 「식는 과정」에 대해 많은 비밀을 알게 된다. 화성은 왜 지구처럼 발달하지 않았는지 설명할 수 있다면, 거꾸로 인간이 살 수 있는 기후를 만드는 일도 가능할 지 모른다.

연구자들은 글로벌 서베이어호의 사진과 화성착륙선의 관찰을 결합시키면 화성의 기후진화에 대한 완벽한 이론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온화한 기후설이 설득력을 얻음에 따라 앞으론 초기 생명체를 찾는 데 열을 올리게 됐다.

/김희원기자 hee@hankookilbo.co.kr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KOREALIN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