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DJT 3각연쇄회동」이 끝난 뒤 관심의 초점은 단연 내각제 절충여부였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는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1시간 가량 주례독대를 가졌고, 오후엔 김종필(金鍾泌)총리의 주례 독대보고가 이어졌다.김대통령과 박총재의 회동과 관련, 청와대와 자민련측은 『김대통령의 TV대화, 박총재의 일본방문 및 경제문제 등이 주 화제였다』고만 발표했다. 내각제 논의여부에 대해서는 「함구」로 일관했다. 자민련 고위당직자는 『김총리가 20일 내각제 의지를 밝혔으므로 박총재도 대통령과 만나 다른 얘기를 섣불리 꺼낼 수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DJP간의 독대가 끝난 뒤에도 양측은 내각제 논의여부에 대해 분명한 발표를 하지 않았다.
이로 미뤄 이날 3각회동에선 내각제문제가 대화 테이블위에 메뉴로 올려졌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김총리의 입장이 일단 강경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이날 DJP회동에서 대통령이 내각제 문제를 본격적으로 꺼냈을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다만 세 사람이 우회적으로 내각제와 경제회생 문제 등을 꺼내 탐색전을 벌였을 가능성은 있다.
그러면 세사람은 앞으로 내각제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까. 김대통령은 당초 단기간에 집권 「장애물」인 내각제 문제를 매듭 짓고 싶은 생각이었으나 김총리의 강경론 때문에 부득이 중·장기전에 대비하는 눈치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대통령도 이제는 시간을 두고 자민련을 설득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총리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지구전을 펴겠다는 계산. 자민련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는 『개헌하는데 3~4개월밖에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며 「소걸음전술」의 배경을 설명했다. 두 사람 사이에서 고심하는 박총재는 「DJP 두 분의 협상결과를 기다린다」는 중간자적 입장에 변함이 없다.
대통령과 총리의 시각차가 단기간에 좁혀질 가능성은 적어서 상당기간 내각제를 둘러싸고 여권내부 진통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진통끝에 양당이 내각제 개헌을 유보하고 굳게 손잡는 방안을 택할지, 완전히 갈라설지 아니면 내각제 옥동자를 낳을지 현단계에선 예단하기 쉽지 않다.
/김광덕기자 kdkim@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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