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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산업으로서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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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산업으로서의 영화

입력
1999.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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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극장가에서 우리영화들이 뜨고 있다. 「쉬리」는 표 구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하루에 10만명 이상이 몰리고 있다. 설에 선보인 한국영화 5편은 모두 할리우드 영화를 제치고 관객동원에 성공하고 있다. 우리 영화가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는 희망섞인 기대를 가질 만하다.■영화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한때 배우 겸 극작가였던 것으로 알려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바티칸 소장 6,000여편의 영화필름중 가톨릭신자들에게 권장할 만한 10편을 선정해 발표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지난해 일본 영화관 입장객수는 1억5,000만명을 돌파해 12년만에 최고였으며, 수익도 873억여엔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역시 지난해 영화흥행 매출액이 69억달러로 사상 최고치였다. 「타이타닉」등 초대형 히트작 때문이다.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라며 경쟁적으로 영화산업에 뛰어들었던 대기업들이 IMF체제이후 일제히 발을 빼고 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차적으로 정리대상이 됐거나 추가투자는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아름다운 시절」에 투자했던 SKC와 현대는 수입해 놓은 외화만을 처리할 계획이고, 「쉬리」를 제작한 삼성과 대우는 앞으로 투자계획이 거의 없는 상태다. 제일제당만이 투자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은행나무 침대」등에 투자한 일신창투는 지난해 30억원의 순익을 올려 금융사들의 참여가 늘어날 전망이지만, 금융자본은 이익이 안날 경우 썰물처럼 철수할 가능성이 있다. 안정적 장기투자는 어렵다.

■통상장벽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영화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할리우드 영화로 세계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미국은 우리에게 스크린쿼터제 폐지를 요구하듯 특히 영화에 관한 각국의 장벽을 낮추고 있다. 때문에 영화는 공산품이나 서비스보다 쉽게 세계시장을 파고 들어갈 수 있다. 문제는 얼마나 잘 만드느냐다. 영화는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투자도 필요하다. 대기업들이 눈앞의 이익만을 따져 영화산업에서 손을 떼는 것같아 안타깝다. /이상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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