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가 급팽창하고 있다. 투자심리는 여전히 얼어붙어 있는데 새해들어 백화점판매, 놀이시설이용객, 자동차판매 및 소비재수입등은 「과속」을 보이고 있어 소비가 「심리회복」차원을 넘어 「거품화」 양상까지 나타내고 있다.21일 재정경제부가 조사한 「1월중 실물경제동향」에 따르면 대표적 민간소비지표인 백화점매출액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이후 계속된 마이너스행진을 끝내고 두달째 두자릿수 증가세(작년 12월 13.2%, 1월 11.2%)를 나타냈다. 휘발유소비량도 1월 10.2% 늘어 IMF이후 첫 증가세를 보였으며 용인에버랜드 입장객은 무려 51.8%나 많아졌다. 고속도로 통행량도 8.4% 늘어났다.
특히 1월 소비재수입은 66.3%나 급증, 전체 수입증가율(15.3%)을 크게 웃돌았다. 자동차도 101.5%나 내수판매신장이 이뤄졌다.
물론 생산도 나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물경기회복의 중요 예고지표인 전력생산량과 산업용 전력사용량은 1월중 각각 8.6%, 12.8% 증가했다.
그러나 전반적 경기상황에 비춰볼 때 소비가 「과속」하고 있다는 우려가 크다. 특수(特需)를 누리고 있는 반도체를 제외하면 산업활동은 여전히 뒷걸음상태이고 특히 엔저(엔·달러환율 상승)등 여파로 향후 경기여건 역시 불투명한 상태에서 유독 소비만 너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금년엔 설연휴가 2월에 들어있어 1월 조업일수가 작년보다 많아 생산이 다소 과대포장됐음에도 불구, 소비가 이처럼 늘어났다는 것은 확실히 다른 부문보다 너무 앞질러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상적 경기회복을 주도해야 할 설비투자는 아직도 꽁꽁 얼어붙은 상태다. 기계류 생산은 지난해 12월 마이너스 40.3%에 이어 1월에도 마이너스 20.8%의 부진을 나타냈고 기계류 수입액은 48.8%나 감소했다.
정부 관계자는 『소비증가로 재고가 줄어들고 이 재고를 메우기 위해 다시 생산이 이뤄지는 양상』이라며 『그러나 투자없는 소비와 생산의 반복은 실물경기의 정상화와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scle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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