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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의 대화] "준비안된 샴페인" 개혁.고통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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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의 대화] "준비안된 샴페인" 개혁.고통 지속

입력
1999.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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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고통분담론, 경제도약위해 다시 한번 허리띠 졸라매야21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나타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국정운영기조는 「원칙으로의 회귀(回歸)」라고 요약할 수 있다.

김대통령은 이날 노·사·정 각 경제주체에게 경제위기 당시의 「초심(初心)」으로 돌아갈 것을 호소했다. 외환위기는 극복이 돼가고 있지만 경제도약을 위해 다시 한번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신고통분담론이다.

동시에 김대통령은 자신도 정권출범 당시의 개혁의지를 훼손하거나 타협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되풀이했다. 이같은 다짐은 정치적으로 야당의 분열에 따른 정계변화까지 책임을 질 수는 없다는 입장으로 나타났다. 대화정국의 복원을 위해 노력은 기울이겠지만, 스스로 생각하는 원칙까지 타협하지는 았겠다는 뜻이다.

김대통령은 먼저 「올해 2%, 내년 5%」의 플러스 경제성장을 공약하면서 연내에 경제를 완전히 살려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하지만 국민의 고통은 당분간 계속될 것임을 숨기지 않았다. 『정부는 올해 샴페인을 준비하고 있지 않다』는 말에 김대통령의 각오가 담겨있다.

집권2년차를 맞은 김대통령이 「개혁주의자」로서의 면모를 더욱 분명히 드러낼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김대통령이 『수술을 하다가 적당히 봉합하지는 않겠다』고 강조하면서 『우리 경제는 아직 60점이며, 앞으로 80점이 돼야 한다』고 엄격한 자평을 한 것이 이같은 맥락이다.

특히 김대통령은 『1년이 지나면 재벌에 대한 개혁을 얼마나 철저히 했는지 알게될 테니 지켜봐달라』고 다짐하며 앞으로도 5대그룹의 구조조정 과정에 적극 개입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대통령은 5대재벌이 기회있을 때마다 개혁을 회피하려는 「저항」을 시도하고 있고, 따라서 올 한해도 「독한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는 각오를 갖고 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전언이다. 노동계에 대한 태도도 단호했다. 재벌개혁이 강도높게 추진되고 있는 만큼 노측의 「고통전담론」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김대통령이 이번에 야당·구정권과의 갈등, 영남의 지역감정을 해소하기 위한 화합조치 차원에서 「선물」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하지만 김대통령은 『인위적인 정계개편은 하지 않겠지만 야당 관리까지 책임질 수는 없다』는 원칙론으로 임했다.

김대통령은 또 최근 지역감정악화를 「분열주의자」의 소행이라고 지칭하며 『영호남만이 아닌 전국적 화합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모든 면에서 정치적 고려에 의한 일시적 타협을 배제하겠다는 김대통령이 생각이 담겨있다.

김대통령은 1개월가까이 국민과의 대화를 준비하며, 스스로 1년간의 국정운영 결과를 정리하는 기회를 가졌다고 한다. 대증(對症)적 타협보다는 원칙으로 돌아가겠다는 각오가 그 결과물인 것으로 보인다.

/유승우기자 swyoo@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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