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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동강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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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동강의 교훈

입력
1999.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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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교부가 영월다목적댐 착공을 강행할 뜻을 밝히자, 환경보호론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동강은 어느새 우리나라 환경운동의 상징이 되어 버렸다.댐을 만들어야만 21세기에 예상되는 수도권 물 부족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정부의 개발론과, 댐을 만드는 것은 경제적 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태고의 절경과 자연생태계를 물 속에 수장시키는 우행(愚行)이 될 것이라는 환경론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일반국민들로서는 판단하기 쉬운 문제가 아니다.

■정부가 마음먹으면 동강댐은 건설될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동강댐 건설을 강행하는 것은 현명한 방법이 아닌 것같다. 첫째는 시화호나 새만금호 사업에서 보듯이 정부의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고, 둘째는 정부의 물정책이 자원의 유한성이 강조될 21세기의 시대적 상황을 고뇌스럽게 반영하지 않는 안이한 청사진으로 보인다는 점 때문이다.

■수요가 있을 때 공급을 충분히 해줘야 한다는 것은 현정부가 추구하는 시장경제원리와 부합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렇게 가지 말아야 할 분야도 있다. 바로 환경과 관련된 화석 연료와 물의 수급이 그것이다. 쓰고 싶은대로 무한정 공급하는 것은 20세기까지는 용납됐을지 모르지만, 21세기에는 잘못된 사고방식이다. 화석연료는 국제적 압력으로 할 수 없이 절약할 단계에 이르렀지만, 물은 우리 스스로 현명한 수요관리를 해야 할 자원이다.

■현재 수도권의 물공급은 여유가 있다. 정부는 21세기에 늘어나는 수요를 동강댐의 물로 공급하겠다는 것인데, 물 전문가들은 선진국에 비해 배나 높은 누수를 막고 하수를 산업용수로 재활용하는 물관리 방법에는 눈을 돌리지 않고 손쉽고 가시적인 댐건설에 너무 집착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물수요관리를 통해 동강댐을 짓지 않고 문제를 해결한다면 그 정부야말로 환경도 살리고 시민의식을 고양시킨 훌륭한 정부가 될 것이다. /김수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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