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서울 마포당사(구 민주당사)가 숱한 굴곡으로 점철된 「정치 이력」을 마감한다. 재정난 타개를 위해 3~4개월전부터 이 건물의 매각을 추진해온 한나라당이 최근 한 지류도매업자와 가까스로 가계약을 맺었기 때문.대지 239평, 연건평 691평의 5층짜리 이 건물은 한때 40억~50억원을 호가했으나, IMF사태로 시세가 떨어져 공시지가(26억원)를 밑도는 20억~22억원선에서 막바지 흥정중이다.
88년 김대중(金大中)총재가 이끄는 평민당과 인연을 맺은 이 건물은 이후 합당과 분당으로 교직(交織)된 우리 정치사와 운명을 같이해 왔다. 91년 평민당이 이름을 바꾼 신민당과 「꼬마 민주당」의 통합으로 민주당 문패를 달았던 이 건물은 95년에는 민주당에서 국민회의가 분가한뒤 한동안 소유권다툼에 휘말렸다가 민주당의 소유가 됐다. 그뒤 97년 대선직전 신한국당과 민주당이 합당하면서 소유주가 처음으로 여당으로 넘어가 현재 한나라당에 귀속됐다.
김대중대통령 소유였던 이 건물이 11년 유전(流轉) 끝에 결국 정치적 맞수인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자금난을 덜어주게 된 것은 묘한 아이러니다.
현재 이 건물은 이기택(李基澤)고문계의 「민주동우회」가 사용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매각대금중 일부를 떼어내 민주동우회에 「쉼터용」사무실을 얻어주기로 했다. /김성호기자 shkim@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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