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방송사 ARS' 누구를 위해 울리나
1999/02/19(금) 17:25
방송사 ARS는 만병통치약? KBS MBC SBS 등 방송3사가 전화자동응답시스템(ARS)을 이용, 다양한 시청자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가수 인기투표에서부터 민감한 사안에 대한 여론조사, 수재민·심장병 환자를 위한 성금모금까지 내용도 다양하다. 하지만 스포츠 경기 중계시 경품을 내걸고 승리팀 맞추기까지 시도하는 등 장삿속을 내비치는 경우도 있어 비판도 만만치 않다.
방송사가 이용하는 ARS는 크게 두가지. 「700-XXXX」서비스와 최근 개발된 전화투표시스템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700」서비스는 전화기본요금을 제외하고 한 통화당(1분기준) 80~100원, 전화투표 시스템은 시내통화요금(3분기준)인 45원을 내야한다. 「700」서비스가 중복투표를 막을 수 없고 결과집계에 3~20분이나 걸리는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전화투표시스템이다.
전화투표시스템을 이용한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KBS 2TV 「뮤직뱅크」(화 오후7시10분)와 KBS 1TV 「길종섭의 쟁점토론」(목 밤10시). 「뮤직뱅크」는 9일 방송분에서 최창민 S.E.S 등 출연가수 9명에게 158301~9의 전화번호를 부여한 다음, 『가장 라이브를 잘 하는 가수에게 전화를 걸어달라』고 시청자 참여를 요청했다. 45분동안 집계한 결과 1위는 4만5,513통을 얻은 S.E.S가 차지했다.
「길종섭…」은 11일 방송분에서 현안인 「한자병용, 필요한가」에 대한 찬반투표를 벌였다. 패널들의 열띤 토론이 끝난뒤 집계한 결과 찬성(158011번)이 3만4,419통, 반대(158012번)가 6만4,171통이었다. SBS 「8뉴스」도 10일 같은 사안에 대해 전화투표시스템을 이용해 찬반을 물었다. 「700」을 이용해 재미를 본 것은 전화 한 통화에 1,000원의 성금을 받는 KBS 1TV 「사랑의 리퀘스트」(목 오후7시). 소년소녀가장 백혈병환자 등 불우이웃을 돕기위해 97년 10월24일 첫 방송을 한 이 프로그램은 지난 달 전화(700-0600) 1,000만통, 성금액 100억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ARS에는 방송사의 장삿속이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해 월드컵 축구중계시 방송3사가 「700」을 이용해 경쟁적으로 펼친 「우승팀·스코어 맞추기 퀴즈」. 30초당 방송사에 떨어지는 돈은 50원. 「700」서비스 대행업체에 매출액의 일정비율을 넘겨주고도 지난 해 한 방송사당 5,000만~7,000만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전화투표를 통한 여론조사가 자칫 여론을 일방적으로 몰고 갈 위험도 많다.
/김관명기자 kimkwmy@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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