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KBS, 방송개혁안 반발
1999/02/19(금) 17:24
방송개혁위원회(위원장 강원용·이하 방개위)의 KBS 위상정립 방안에 대해 KBS가 반발하고 있다. 방개위는 18일 KBS 2TV 광고폐지와 수신료인상, 통합방송위원회의 사장 선임 및 예·결산 승인 등을 골자로 한 공영방송 위상정립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이에 대해 KBS는 메인뉴스인 「9시뉴스」와 방개위에 제출한 보고서, 노조 성명서 등을 통해 집단 반발하고 있다.
KBS 1TV 「9시뉴스」는 18일 방개위 결정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개악될까 우려」라는 제목으로 통합방송위가 KBS 예산과 결산에 대한 승인권을 갖게 됨으로써 KBS의 독립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방개위가 마련한 수신료 인상폭(4,000~5,000원)은 현재 KBS 재원의 절반 수준으로 고품질의 방송을 내보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KBS 광고폐지로 기존 3개 지상파방송 광고시장이 2개로 좁혀지면서 사실상 광고독점에 따른 폐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KBS 노동조합도 19일 「진정한 방송개혁을 위한 전면투쟁을 선포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정부 여당에 원격조정되는 통합방송위가 KBS 사장 제청권과 이사 과반수 선임권, 예·결산 승인권까지 독점함으로써 KBS에 대한 정치권의 통제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게 골자. 노조는 또 광고폐지를 전제로 수신료 인상을 논의하는 것 역시 예산확보를 위해 정치권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예능프로그램을 담당하는 KBS TV2국 PD들의 움직임도 심상치않다. 방개위가 2TV를 소수 계층을 위한 문화예술교양채널로 규정한 데 대해 TV 2국 PD들은 『왜 우리만 동네북이 돼야 하냐』며 반발하고 있는 것. 한 PD는 『이럴 바에는 차라리 TV2국을 독립법인으로 만드는 게 낫다』고 말했다. KBS는 18일 방개위에 제출한 입장보고서에서 『오락프로를 없애는 것은 국민에게 일방적으로 편식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프로그램의 다양성은 어떤 경우에도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같은 KBS의 입장과 반발을 바라보는 시각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광고까지 폐지된 공영방송의 예·결산은 당연히 국민대표성을 갖는 통합방송위가 가져야 하며, 광고 폐지와 수신료 인상에 따른 KBS 재원감소는 향후 KBS 조직과 인력의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감내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KBS 9시뉴스」를 통해 자사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전한 것은 자사이기주의의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김관명기자 kimkwmy@hankookilbo.co.kr
강원용방개위원장이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영방송 위상정립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김재현기자
>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KOREALIN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