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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교장의 졸업선물] 졸업식장 울린 221명의 초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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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교장의 졸업선물] 졸업식장 울린 221명의 초상화

입력
1999.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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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교장의 졸업선물] 졸업식장 울린 221명의 초상화

1999/02/19(금) 17:34

『형민아 훌륭한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어라. 99년 2월11일 이원구』19일 오전 10시 서울 대동초등학교(영등포구 대림동) 대강당. 자녀들의 졸업을 축하하기위해 강당을 가득 메운 500여명의 학부모들은 감동의 장면 하나하나에 눈을 뗄줄 몰랐다.

이원구(李源九·62)교장이 장래희망이 컴퓨터프로그래머인 윤형민(尹炯敏·13)군에게 졸업축하의 글과 함께 손수 그린 윤군의 초상화를 선물했다. 이교장은 졸업생 221명을 차례로 불러낸 뒤 악수와 포옹으로 석별의 정을 나누고 졸업장과 함께 졸업앨범을 건넸다. 졸업장 옆에는 뜻밖에도 졸업생들의 초상화가 들어있었고, 코팅된 초상화 밑부분에는 한 명 한 명에게 보내는 격려의 글도 적혀있었다.

이교장은 고심끝에 초상화 졸업선물을 택했다. 내년 2월 정년을 앞두고 33년간의 교직생활중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졸업식에 기억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 4년전부터 취미로 해오던 그림공부에 착안, 얼굴그림을 그려 졸업생들에게 선물로 나눠주기로 결심했다. 지난해 10월부터 한 달여동안 졸업예정자 전원을 교장실로 불러 장래희망을 물어봤다. 초상화그리기는 겨울방학을 이용했다. 매일 출근해 A4용지 크기의 옛 상장 뒷면을 재활용, 목탄으로 얼굴을 그리고 물감으로 배경을 채색했다. 한 명의 초상화를 그리는데 30여분씩, 작업을 완성하기까지 꼬박 20여일이 걸렸다.

이교장은 『새로운 터전으로 나가는 제자들에게 추억에 남는 선물을 하고 싶었다』며 『제자들이 모두 훌륭한 사람들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교장은 97년 한국일보사가 주최한 한국교육자대상을 받기도했으며 현재 경기대 행정대학원에서 교육학을 강의하고있는 「교수」이기도하다. 김진각기자 kimjg@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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