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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드사태] 아시아 북미까지 시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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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드사태] 아시아 북미까지 시위 확산

입력
1999.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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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드사태] 아시아 북미까지 시위 확산

1999/02/18(목) 23:56

쿠르드 반군 지도자 압둘라 오잘란의 체포에 항의하는 쿠르드인들의 극렬한 시위가 18일 사흘째 이어지며 런던과 빈, 베를린, 파리 등 유럽지역뿐만 아니라 특히 도쿄(東京), 오타와 등 아시아·북미지역에서도 벌어져 오잘란 체포로 촉발된 쿠르드인의 시위사태는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런던에서는 이날 시위대 40여명이 그리스 대사관 건물을 계속 점거한 채 오잘란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벌였고 도쿄에서는 터키대사관 앞에서 연좌 농성에 들어갔다. 또 독일 전역의 주요도시에 있는 터키인 소유 식당, 상점 등을 공격했으며 빈과 스트라스부르에서는 각각 유엔센터 건물과 공산당사를 점거했다.

○…오잘란의 체포 과정에 미국의 정보기관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터키의 일간 예니 유자일지는 이날 미국이 터키내 공군 기지를 이용하는 대가로 정보를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터키 정부가 최근 미국의 이라크 공습때 전폭기의 발진 기지로 사용되는 터키내 공군 기지를 미군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이라크 정부의 요청을 거절했다』며 『미국은 이 대가로 터키 정부의 오잘란 체포작전을 도왔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는 노르웨이 오슬로 주재 미대사관이 돌세례를 받는 등 재외공관이 쿠르드인의 시위 목표물이 됨에 따라 해외공관에 테러경계령을 내리는 한편 외국을 여행하는 미국인들에게 테러에 대비하도록 당부했다.

○…터키 국영 TV는 이날 오잘란이 임랄리섬 교도소에 수용돼 있는 장면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를 추가로 공개하면서 『이것이 바로 테러리즘이 항복하는 현장』이라고 주장했다. 테이프에서 오잘란은 터키 국기앞에서 수갑을 찬 채 찡그린 표정으로 『눈이 아프다』고 호소했다. 오잘란은 16일 케냐 나이로비 공항을 떠나 터키 이스탄불 남쪽 120㎞ 떨어진 반디르마 공군기지에 도착, 헬리콥터로 마르라마해 임랄리섬의 교도소로 이송됐다.

○…터키군은 오잘란 체포의 여세를 몰아 이라크 북동부 지역으로 진입, 쿠르드족 축출작전에 나섰다. 불렌트 에체비트 총리는 『터키군이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족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터키 민영 NTV는 16일부터 전투기와 헬리콥터의 지원을 받는 터키 지상군이 이라크국경을 넘어들어가 쿠르드족 무장세력에 대해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터키 일간 후리에트지는 이번 작전에 1만명의 병력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또 터키 보안당국은 쿠르드족 독립운동 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검거에 나서 400여명의 쿠르드족 운동가를 체포했다고 쿠르드인권협회(IHD)가 18일 밝혔다. 미국은 터키군의 군사작전에 대해 무언의 지지를 보냈다. 제임스 폴리 국무부 대변인은 『테러리스트에 대항하기 위한 터키 정부의 자위권을 지지한다』며 『작전이 국경을 넘어 계속된다면 작전의 범위와 기간이 한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테오도로스 팡갈로스 외무장관 등 그리스 각료 3명이 이날 오잘란의 터키 압송에 정치적인 책임을 지고 사임했으며 케냐 정부도 경찰총장 등 고위 관료들을 전격적으로 경질했다.

이동준기자 djle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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