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마당] 언제까지 `미스터 빈'인가...
1999/02/18(목) 16:40
언제까지 「미스터 빈」을 봐야 하나? 설 연휴 온가족이 둘러앉아 TV를 볼 때면 늘 등장하는 영국 코미디물 「미스터 빈」. 여기에 몰래카메라를 활용한 외국의 폭소 코미디물까지 가세했다. MBC는 「미스터 빈」을 14~16일 3차례나 방송했고, KBS와 SBS는 황당한 일을 당했을 때 반응을 몰래 카메라로 찍은 코미디물을 1편씩 내보냈다.
「미스터 빈」은 MBC가 해마다 소개하는 영국의 대표적인 코미디물. 주연배우 로완 애킨슨은 91년 에미상 대중예술부문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실력있는 코미디언이다. 하지만 빨래방에서 바지가 사라지자 치마를 주워입고, 바지를 입은 채 수영팬티를 갈아입는 등 신체 특정부위의 노출과 암시가 늘 시비거리. 그런데도 MBC는 세 편 모두 가족시청시간대인 오후5시에 방송했다.
SBS가 16일 오후2시10분부터 40분동안 방송한 「폭소 요지경세상」은 제작진과 미리 짠 한 인물이 엉뚱한 일을 벌였을 때 주위 사람들의 다양한 반응을 엿보는 프로그램. 도서관에서 남이 보던 신문을 빼앗는 것은 기본. 멀쩡하게 생긴 여성이 벤치에 앉아 방귀를 사정없이 뀌고, 쇼핑 바구니에서 남의 물건을 슬쩍 가로채는등 생리현상과 절도까지 몰래카메라의 소재로 삼았다.
KBS 2TV가 이날 오후 4시10분부터 50분동안 방송한 「폭소잔치」도 마찬가지. 무엇보다 가학성 남발이 눈에 거슬렸다. 남의 음료수와 아이스크림을 뺏어먹고, 원반에 실을 매달아 길을 가는 사람을 향해 내던지고…. 엉덩이가 다 보이는 여성간호사를 뒤에서 뚫어지게 바라보는 남성환자들의 노골적인 모습까지 다뤘다. PC통신 천리안의 한 이용자는 『성을 주요 소재로 삼은 외국코미디물을 재탕 삼탕까지 해서 명절연휴에 내보내는 이유가 뭐냐』고 분개했다. 김관명기자 kimkwmy@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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