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임만 지는 왕따이사는 싫다
1999/02/18(목) 15:57
지난해 상장법인 사외이사 10명중 1명가량이 선임후 채 1년도 안돼 이사직을 사임한 것으로 18일 밝혀졌다.
증권거래소는 이날 지난해 4월부터 올1월사이에 12월결산 상장법인의 사외이사 650명중 13%인 85명이 이사직을 그만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이들이 이사직을 사임한 이유는 「일신상 사유」(56명)와 「상장폐지로 인한 사임」(29명)등이었다.
사외이사의 책임이 커져, 구조조정 과정에서 부실이 발생할 경우 사외이사가 손해배상 책임까지 져야 하는 것도 중요한 이유중 하나였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사임한 사외이사들중 상당수가 부실 또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대상기업 이사들이었다』고 밝혔다.
경영에 간여하려 해도 정보접근이 어렵고 고의적으로 따돌리거나 이사회 자체가 유명무실한 경우도 있었다.
지난해 8월 ㈜갑을의 사외이사를 사임한 신현장(申炫長·39) 청운회계법인 책임회계사는 『이사회 개최통보는 물론 보수 한푼 받은 적이 없었다』며 『사외이사로 역할 한번 못한 상태에서 부실책임만 떠안을 가능성이 커 사임했다』고 밝혔다.
임기만료전에 경영진으로부터 사임압력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한국전력 사외이사를 지낸 이교일(李敎一·57) 서울대교수는 『새경영진이 들어서면서 간접적으로 사퇴요구를 받았다』며 『개인적으로도 경영개편에 큰 도움을 줄 수 없다는 판단이 들어 사임했다』고 말했다.
배성규기자 vega@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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