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반짝이 패션이 뜬다
1999/02/18(목) 14:22
「반짝이」 제품이 불황속에서 뜨고 있다. 서울 명동거리는 물론 눈부신 설원의 스키장까지 온통 「반짝이」 제품들로 물결을 이루고 있다.
의류를 비롯해 액세서리, 화장품등 패션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반짝이」제품의 인기상승은 IMF이후 유행한 포인트 패션의 일종. 패션업계에서는 새로운 밀레니엄에 대한 불안과 기대감이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짝이 패션
반짝이 소재가 많이 응용되는 분야는 의류보다는 액세서리와 화장품류. 보통 무대의상등에 많이 사용되는 반짝이 장식물인 「스팽글」외에 큐빅이나 금실, 펄, 구슬등 다양한 소재들이 사용되고 있다.
삼성플라자와 명동 유투존 액세서리 코너에서는 유행에 비켜 서있던 큐빅이 가득 박힌 브로치가 최근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유투존의 경우 판매제품의 90%가 화려한 큐빅 제품이다.
유투존의 잡화담당 이은희씨는 『머플러의 경우 전통적으로 모직 제품이 우세였지만 최근엔 반짝이는 벨벳 소재 제품이나 술에다 스팽글을 단 반짝이 제품이 많이 나와 있다』며 『이들 제품들이 판매의 50%를 상회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화장품도 반짝이는 펄 제품이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펄이 든 아이섀도, 펄이 든 립글로스, 눈전용 펄 크림등에서 얼굴이나 눈가, 목등 어디든 원하는 곳에 뿌려줄 수 있는 「스타파우더」란 제품까지 다양하다.
이렇게 펄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작년 겨울부터 여성들에게 유행처럼 번진 투명한 메이크업 때문. 거의 맨얼굴에 가까운 피부색을 유지하면서 약간의 포인트만 주는 펄을 펴바르는 것이 최근의 화장 경향이다. 의류의 경우는 전체적으로 반짝이는 것보다는 깃끝이나 소매끝, 포켓등에 포인트를 주기 위해 반짝이 장신구를 이용하는 경향이 많다.
■유명연예인들의 영향
반짝이 패션의 유행은 유명 연예인들의 영향도 크다. 탤런트 김희선, 가수 김현정이 립그로스만으로 반짝이는 입술을 연출하고 있고, SES, 핑클, 엄정화, 박지윤등 가수들도 눈주위에 반짝이 파우더를 바르고 무대를 누비고 있다.
개그맨 이의정은 스팽글이 잔뜩 달린 복고풍 의상과 소품으로 치장하고 드라마와 쇼 프로에 출연하고 있다. ■포인트 패션의 일종
이런 반짝이 제품의 유행은 IMF이후 새로운 풍속도처럼 떠오른 「포인트패션」의 일종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값이 나가는 옷을 한벌 구입하는 것보다는 눈에 확 띄는 액세서리를 이용, 분위기를 내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 그랜드백화점 액세사리 전문코너 「A & A」의 디자이너 김형순씨는 『포인트 패션은 지난 해 내내 지배적인 패션주류로 자리잡고 있던 무채색 계통의 심플디자인에 대한 신세대들의 보상심리가 작용한 것』이라며 『전체적인 의상의 변화를 꾀하기 어려운 때 튀는 액세서리로 포인트의 변화를 시도하고자 하는 경제적인 이유도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래적 이미지
반짝이 제품의 유행은 새로운 밀레니엄을 앞둔 미래적 이미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하는 사람도 많다. 흔히 SF영화에 나오는 가상의 미래공간은 온통 금속성 이미지와 환상적인 색조로 설정되는데 2000년을 1년 앞둔 시점에서 사회전반에 불어닥친 신세기에 대한 기대와 불안감이 여성들의 패션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박희정기자 hjpark@hankookilbo.co.kr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KOREALIN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