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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천기누설' 저자 안중선의 기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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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천기누설' 저자 안중선의 기연극

입력
1999.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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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천기누설' 저자 안중선의 기연극

1999/02/18(목) 16:50

「천기누설」의 저자 안중선(52)이 무대로 나선다. 종로의 「천기누설 카운셀링」이 그의 사무실이다. 점 봐주는 카페 「천기누설」은 그 제자들이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상담실을 박차고 나와 대학로에 멍석을 깔았다. 3월 4일~4월 11일 바탕골예술관(월~목 오후 7시 30분, 금·토 오후 4시 7시 30분, 일 오후 4시·02_516_4903)에 올리는 「구름이 멈추인 곳에 물이 흐르더이다」는 전에 없던 획기적 공연이다.

기의 버라이어티쇼? 관객들은 먼저 색다른 체험에 빠진다. 손가락 한 개를 1~2㎝ 늘리거나 남의 속을 읽는 정도는 애교. 관객을 공중에 띄우고 혼절시키는 일도 쉽다. 다만 안전상의 문제를 검토중이다. 이런 호된 경험을 겪고 나면 총체적 면역력이 생겨 어떠한 질병이나 고난도 이겨나갈 수 있다는 게 안씨의 설명이다.

집단교감. 관객들은 모두 전생 여행을 간다. 안중선의 도움을 받으면 쉽다. 큰 산이 찬란히 빛나는 것을 연상하다가 뜨거운 불꽃에 손가락을 태우고 태양 속에 영혼을 녹이는 장면을 상상하다 보면 전생의 문이 열린다. 단, 날이 맑아야 한다. 수 년 전 미국 일본의 TV에 출연했을 때 시험해 보니 관객 80%는 여행에 성공했다. 안씨에 따르면 『시간의 영속성을 깨닫게 하는 여행』이다.

이밖에 금 바른 김밥, 비타민 보강 라면, 전주비빔밥식 라면 등 그가 특허등록을 해 놓은 120종의 특허이야기, 사랑하는 사람을 사로잡는 비법, 기공미용, 날서린 정치풍자 등 걸진 입담이 있다.

이것이 연극일까. 『초능력 체험은 기의 세계를 믿게하기 위한 도구이다. 예술적인 부분도 있다. 요즘같이 인륜과 도가 엉망인 세상에 사는 어떤 인간의 최후도 연기하고 코란의 시구(詩句)처럼 아름다운 대사도 들려준다. 연극을 보고 새로운 의식에 눈을 떠 숨은 능력을 개발하려는 게 목적이다. 이야말로 카타르시스, 예술의 극치가 아닌가』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안중선은 서울대 철학과를 중퇴한 후 프랑스 왕립미술학교, 미국 뉴욕주립대 연극연출학과 등을 수료했고 서예 조각 판화 만화를 두루 거쳤다. 곧 개봉될 영화 「얼굴」에도 출연했다. 이 공연을 기획한 진우예술기획의 최호 대표는 『엄숙주의에 빠진 여느 연극들에 비하면 관객들과 진정한 교감을 나누는 연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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