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지사출마 "거물아니면 비켜라"
1999/02/18(목) 17:59
- '총리후보'급 포함 6명 출사표
인도와 거의 비슷하고 뉴욕의 두배에 가까운 연간 약 6조3,000억엔의 예산을 자랑하는 일본 수도 도쿄(東京).
4월11일의 통일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거대도시의 지사 자리를 다투는 싸움이 뜨겁다. 선거열기가 달구어 진 것은 재선이 유력했던 아오시마 유키오(靑島幸男)지사의 돌연한 불출마 선언이 나온 이후. 일본의 내로라 하는 거물들이 6명이나 뛰어 들어 난전이 벌어지고 있다.
18일 현재 출마를 선언한 6명의 후보는 모두 독특한 개성의 소유자들.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으로 유명한 보수파 논객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전운수성장관의 출마도 예상되고 있어 흥미가 더하다.
하토야마 구니오(鳩山邦夫·50) 민주당 부대표는 정치 명문가의 대를 이은 유망주. 증조부 가즈오(和夫)는 중의원장, 할아버지 이치로(一郞)는 총리, 아버지 이이치로(威一郞)은 외무장관을 지냈다.
5대에 걸친 8명의 남자가 빠짐없이 도쿄대학을 나온 수재 집안으로도 유명하다. 간 나오토(菅直人)대표와 친형인 유키오(由紀夫) 간사장대리와 함께 민주당의 「총리 후보」에 올라 있는 그가 중의원직을 버리고 도쿄지사 선거에 나선 것은 일대 모험으로 여겨지고 있다.
자민당 후보인 아카시 야스시(明石康·68) 전유엔사무차장은 한때 유엔사무총장 물망에 오를 만큼 일본이 낳은 대표적인 유엔 관료. 보스니아 분쟁 해결 등으로 국제적으로 명망이 높다. 오랜 정계진출의 꿈과 자민당의 「수도 탈환」의지를 함께 건 첫 도전이다.
당 결정에 반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 「자민당 분열 선거」 모양새를 가져온 가키자와 고지(枾澤弘治·65) 전외무장관은 「도시형 보수정치가」로 불리는 돌출형. 대장성 관료 시절 정계의 입김에 저항, 관료복권론을 폈고 소비세 반대로 당지도부의 주의를 받는 등의 일화를 남겼다.
공산당 추천 후보인 미카미 만(三上滿·66) 전전노련(全勞連)의장은 교사 출신으로 전교조위원장을 지낸 저명한 운동가. 대표적 교육평론가로 교육개혁 운동에 헌신해 왔다.
노즈에 친페이(野末陳平·67) 전참의원 의원은 아오시마지사를 빼다 박았다. 와세다(早稻田)대학 출신의 탤런트로 참의원 의원에 당선된 후 깨끗한 정치를 외치며 자민당의 금권정치 비판에 앞장선 것까지 똑같다.
4년전의 무당파 돌풍을 기대하고 있다.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50) 전도쿄대학 조교수도 무당파 돌풍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는 정치평론가로 독설을 자랑하고 있으며 과학기술과 노인복지 등 폭넓은 분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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