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 급반전... 일정부.중앙은 금리인하 유도
1999/02/17(수) 16:48
그동안 일본 장기금리의 상승세를 타고 강세를 거듭했던 엔화가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의 잇단 금리인하 유도 조치로 약세로 돌아서고 있다.
17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엔화는 거의 두달만에 달러당 118엔대까지 떨어졌다. 수출기업과 외국투자가들의 반발 엔화 매수세가 강해 엔화의 급격한 하락은 점치기 어렵지만 일단 시장 흐름이 바뀐 만큼 달러당 120엔대로 떨어지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지난달 11일 달러당 110.20엔까지 치솟았던 엔화는 일본은행의 시장개입으로
제동이 걸린 후에도 달러당 113~115엔대의 강세를 유지해 왔다. 대량의 국채발행 계획에 따른 장기국채값 하락, 즉 장기금리 지표인 국채유통수익률의 상승이 주요인이었다. 일본 장기금리가 연 2.8%선까지 뛰어 오르면서 미일 금리격차가 크게 좁혀져 엔화 강세를 부추겨 왔다.
그러나 12일 일본은행이 콜금리 유도 목표를 「연 0.25%」에서 「연 0.15%」 낮추는 사실상의 금리인하 조치를 단행한 데다 16일 대장성이 한동안 중단했던 국채매입 재개와 중·단기채 중심의 국채발행 계획을 발표, 금리 상승 흐름은 급랭했다. 하야미 마사루(速水優) 일본은행 총재는 16일 단기금리 유도 목표에 대해 「실질 0%도 좋다」고 강력한 금리인하 의지를 밝히고 나섰다.
경기부양 재원 마련을 위한 국채 대량 발행이 불가피해 이같은 조치가 장기금리에 미칠 영향은 한정적인 것으로 지적되지만 일단 장기금리는 연 2%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 인상 움직임까지 점쳐지면서 모처럼 양국간 금리격차가 현실화해 모처럼 「달러 사자」 분위기가 일고 있다.
그러나 금리와 함께 환율의 중요 변수인 무역수지를 고려할 때 급격한 엔저는 점치기 어렵다. 단기금리가 사실상 연 0%, 재할인율도 연 0.5%라는 초저금리 수준으로 보아 일본은행의 금리정책도 이미 한계에 이르러 있다.
한편으로 엔화 강세에 찬물을 끼얹은 당국의 조치를 대미 통화 전쟁에서 「또 한차례의 패배」로 보는 시각도 힘을 얻어가고 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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