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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고향길 '얌체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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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고향길 '얌체상혼'

입력
1999.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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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고향길 '얌체상혼'

1999/02/17(수) 17:42

항공편으로 코흘리게 아들과 고향인 제주도를 다녀온 김모(35·서초구 잠원동)씨. 김씨는 연휴내내 얌체 상혼때문에 기분을 망쳤다. 김씨는 탑승실적에 따라 무료 항공권이 주어지는 마일리지(누적거리) 보너스 회원이지만 「쌓아놓은 권리」를 이용하지 못했다. IMF로 봉급이 30% 이상 줄어 부모님 용돈마저 못드리게 돼 가뜩이나 속상해 있던 김씨는 항공사측에 항의했지만 소용없었다. 할 수 없이 부부 왕복항공료 24만여원을 카드 할부로 결제했다. 이 항공사는 설 연휴(6일)를 비롯, 추석연휴(6일), 여름성수기(14일)등 정작 비행기를 타보고 싶을 때는 보너스 제외 기간으로 못박고 있다. 장사가 안될 때는 인심쓰듯 태워주겠지만 소비자가 정작 필요할 때는 돈내고 타라는 것이다. 이 항공사의 국내 경쟁사를 비롯, 미국의 노스웨스트, 홍콩의 캐세이 패시픽 등 외국 대다수 항공사가 마일리지 비적용 기간을 따로 두고 있지는 않다.

16일 오후 2시25분 광주발 서울행 무궁화 좌석표를 끊고 열차에 오른 박모(31·도봉구 방학동)씨. 박씨는 4시간30분동안 통로를 점령한 입석객들과 뒤섞여 난리를 쳐야 했다. 사람이 너무 많아 화장실까지 가는데 10분은 족히 걸렸다. 날까지 포근해 실내 온도가 높아지면서 아이들은 울고 어른들은 말다툼까지 벌였다. 입석표를 남발한 것이 원인이었다. 편하다는 새마을호도 입석도 좌석도 아닌 「자유석」을 만들어 승객 불만을 가중시켰다.

자가용이나 버스를 이용해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잠시 한숨 돌리려 내리는 고속도로 휴게소는 어김없이 지저분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대목을 맞아 돈벌이에만 혈안이 된 휴게소측의 무신경에다 명절을 맞은 시민들의 방종과 방임이 불쾌지수만 끌어올린 것이다.

이제는 무사히 고향을 다녀오는데서 벗어나 기분좋은 여행이 되도록 갖가지 불편·불만을 찾아 해결하는 범국민위원회라도 만들어 21세기에는 흥겨운 설을 맞았으면 좋겠다. 윤순환기자 shyoon@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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