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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채시장] 문턱 낮추기로 생존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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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채시장] 문턱 낮추기로 생존모색

입력
1999.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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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채시장] 문턱 낮추기로 생존모색

1999/02/17(수) 17:55

저(低)이자 세일, 나홀로 사장, 철새전주(錢主), 도매에서 소매로….

사채시장에도 구조조정의 바람이 거세다.

IMF이후 경기침체에 따른 어음거래위축 돈이 남아도는 은행의 공세적 어음할인 파이낸스 팩토링등 「제도권사채업」의 난립등 주변영업여건 악화속에 사채업계가 매서운 한파를 맞고 있다. 격변기 적응과 생존의 길을 찾으려는 사채업계의 움직임이 한창이다.

▦저금리 대출세일 사채금리가 사상 처음 월 1%이하로 떨어졌다. IMF사태 직후 2.3%까지 치솟았던 A급(초우량재벌)어음 할인금리는 지난달말 월 0.9%까지 가라앉았다. 또 작년 상반기만해도 현대 삼성 LG 롯데등 7,8개 우량재벌 어음외엔 아예 받지 않았지만 지금은 B급(30대그룹 및 상장기업)은 물론 웬만한 워크아웃 기업어음도 매입하고 있다. 「저금리 어음할인세일」인 셈이다.

사채시장의 「문턱낮추기」는 그만큼 어음할인수요가 위축됐다는 뜻. 명동 사채업자 K씨는 『IMF이전엔 하루 2억~3억, 많을 때는 10억원까지 어음을 샀지만 요즘은 5,000만원 채우기도 힘들다』며 『경기가 좋아진다지만 중소하청업체 사정은 그렇지 않으며 특히 사채거래의 주종인 건설경기는 아직도 꽁꽁 얼어붙은 상태』라고 말했다.

▦퇴출 분할 업종변경 상당수 사채업체들이 외근영업사원수를 줄이는등 「감량」에 나서고 있다. 문닫는 업체도 속출하고 있다. 경력 10년이 넘는 사채업자 Y씨는 『이제 명동에서 규모를 갖춘 「정통」사채업체는 5개 남짓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퇴출과 감량 바람속에서도 사채업체의 절대수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는 점. Y씨는 『퇴출당한 외근사원들이 사무실을 내면서 군소업체가 대거 늘어났다』며 『그러나 직원없이 혼자 장사하는 「나홀로사장」들이며 어음매입도 많아야 하루 몇백만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사무실도 없이 전화로 장사하는 「핸드폰사장」까지 있다.

「도매」에서 「소매」로의 전환도 눈에 띈다. 기업어음 할인시장이 위축되자 속칭 「카드깡」같은 개인상대의 소액영업으로 업태를 바꾸는 경우도 나타난다. 심지어 사채고유의 「신용」원칙을 깨고 자동차나 주택을 담보로 대출해주는, 사채관행상 「변칙」에 속하는 영업도 성행중이다.

▦전주도 바뀐다 사채업자 C씨는 『어음을 0.9%에 할인하면 전주에게 돌아가는 몫은 0.8%, 연리로 10%에도 못미친다』며 『상당수 전주들이 주식으로 갔다』고 말했다. 과거와 같은 「전업사채전주」는 거의 없어졌고 수익률에 따라 은행으로도 갔다가, 사채로도 왔다가, 증시로도 가는 「철새전주」들이 대부분이란 것이다. /이성철기자 scle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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