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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장 녹는 소리] 남북 곳곳 한랭기류 걷히는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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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장 녹는 소리] 남북 곳곳 한랭기류 걷히는 조짐

입력
1999.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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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장 녹는 소리] 남북 곳곳 한랭기류 걷히는 조짐

1999/02/17(수) 18:08

당국대화를 향한 남북한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대화 모색 단계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있다는 징후가 여기저기서 포착되고 있다. 그래서 남북 물밑대화후 비료 및 농자재 대북지원을 위한 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관측도 부쩍 늘고 있다.

대화 분위기가 최근 무르익고 있다는 발언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고위당국자들에게서 나오고 있다. 김대통령은 12일 LA타임스지와의 회견에서 『우리는 머지않은 장래에 공식, 비공식 등 어떤 형식으로든 상당한 레벨에서 북한과 대화를 시도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북측의 지원요청이 올 경우」 비료지원회담을 열 수 있다는 종전의 입장에서 한발 더 나가 우리측의 선제의를 통해 대화통로를 뚫을 수 있다는 유연한 자세로 해석될 수 있다. 10일 임동원(林東源)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북의 고위급정치회담 제의는 대북비료지원을 위한 우리측 회담제의에 대한 호응으로 본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

북한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잇따르고 있다. 북한은 8일 고위급정치회담을 긍정평가한 우리를 향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화답했고, 13일에는 『남북대화는 언제 어디서 어떤 형식으로 진행해도 좋다』고 밝혀왔다. 북측은 또 인도적인 지원을 위해 방북하는 우리측 민간 인사들에게 비료지원의 절실함을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이에따라 일부 관측통들은 최근 남북기류가 지난해 비료회담 성사직전의 분위기와 너무 흡사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남북의 사인교환이 잦아지고 있음에도 당국자들은 이를 대화성사의 임계점으로 간주하는 것 같지는 않다. 당국자들은 남북대화의 2가지 장애물을 지적한다. 우선 지난해 비료회담에서 실패한 북한이 선뜻 대화의 테이블로 걸어나올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또 북한이 수십만톤의 식량지원이 예상되는 금창리협상 결과를 우선 지켜보는 전술을 택하고 있는 점도 주요 변수라고 말한다. 즉 대규모 식량지원을 받을 경우 부담스런 당국대화에 굳이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아울러 북측은 상반기중 당국회담없이 무조건적인 비료지원을 바라는 눈치여서 상당기간 우리측 반응을 살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부당국자는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를 위한 첫걸음으로 당국대화를 상정하는 우리측의 대화의지는 어느 때보다도 강하지만 한반도 주변여건은 낙관적이지는 못하다』고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이영섭기자 youngle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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