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살빼기전쟁] "체력 약하면 진급못한다"
1999/02/17(수) 17:44
4월 정기인사에서 별자리에 도전하는 국방부 고모(48·육사 30기)대령은 요즘 아침 저녁으로 국방부 연병장을 뛰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좋아하던 소주도 끊은 지 오래다. 『배가 나오는 등 체력이 약한 장교는 별을 달 꿈도 꾸지 말라』는 천용택(千容宅)장관의 폭탄선언에 따라 강화된 체력검정이 보름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17일 『60년대부터 실시되던 군인체력검정기준을 대폭 강화, 다음달 2일부터 각군별로 실시되는 연례 체력검정에 적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개정된 기준에 따르면 장군진급을 앞둔 대령 연령대인 46_50세의 경우, 윗몸일으키기와 팔굽혀 펴기는 2분 내에 각각 23회와 20회이다. 또 8분대에 뛰면 합격하던 1㎞달리기가 이번부터는 1.5㎞로 늘어나 8분20초 내에 주파해야 합격할 수 있다. 한종목이라도 통과 못하면 3개월뒤 재측정 기회를 주고, 그래도 불합격하면 진급대상에서 아예 제외키로 했다.
또 체력측정을 대충대충하거나 불참해도 합격시켜주던 폐해를 막기 위해 판정방법도 강화했다. 대대급은 사단에서, 연대급은 군단에서 검열관이 나가는 등 차차상급부대에서 감독하고 「판정관 실명제」까지 도입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매일 체력관리에 열중하는 미군기준(대령연령)도 2마일(3.2㎞)은 19분, 윗몸 일으키기와 팔굽혀 펴기는 각각 27회와 22회정도』라며 『개정된 체력검정기준은 나약한 군인을「전역심사위원회」를 열어 바로 퇴출하는 미군과 다를게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몸만들기에 소홀하면 1,5㎞달리기나 위몸일으키기를 하다 거품을 물고 불룩 나 온 배에서 쥐가 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육군은 강화된 체력검정을 장교 및 하사관은 물론, 신세대 사병들에게도 적용해 불합격하면 최장 3개월까지 진급에서 누락시키기로 했다. 사병들의 종목별 합격기준은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는 2분동안 각각 38회, 43회이며 1.5㎞달리기는 7분26초 이내이다. /정덕상기자 jfurn@hankookilbo.co.kr
>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KOREALIN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