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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 안방정담] "올 정치 잘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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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 안방정담] "올 정치 잘될까…"

입력
1999.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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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 안방정담] "올 정치 잘될까…"

1999/02/13(토) 18:55

올 설연휴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유난히 정치 얘기가 많이 나올 것같다. 최근 화제를 모은 정치적 관심사들이 많기 때문이다.

영남 차별론과 호남 역차별론, 정계개편, DJP 내각제 담판문제, 동교동·상도동간의 갈등 등은 영·호남 및 충청지역에서 주로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설연휴 관가의 이목을 집중시킬 개각문제도 중요한 얘기거리다.

■지역감정

영남에서는 『현 호남정권이 우리를 차별한다』는 불만이 비등하고 있다. 반대로 호남에서는 『동향 대통령을 뽑아 놨더니 나아진 것도 없고 되레 역차별만 당한다』는 여론이 돌고 있다.

우선 영남의 지역차별론은 크게 경제상황과 정부 인사 등 양면에 걸쳐있다. 경제적으로는 높은 실업률에 대한 걱정과 겹쳐서 『빅딜은 영남출신 대기업들을 죽이기 위한 것』이라는 선동이 먹혀들고 있다. 인사와 관련해서는 『관가의 영남 인맥이 호남출신들에게 치이고 있다』는 피해의식이 퍼져 있다.

이에 비해 호남에선 『우리는 원래 대기업이 없어서 빅딜을 할래야 할 수도 없다』『실업률은 광주도 전국 3위다』『수십년간 인사차별을 받아오다 이제야 균형을 잡으려는데 뭐가 문제냐』는 식의 반론이 나온다.

정국을 주도하고 있는 여권은 이 두 흐름중에서 당장은 영남쪽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청와대 정무수석과 행자부장관을 모두 PK출신으로 임명하는등 이미 갖가지 위무책을 봇물 쏟아지듯 내놓았다. 중진들의 영남행러시가 이어졌고 설이후에도 영남 민심을 잡기 위한 여권의 노력은 계속될 전망이다.

■정계개편

정계개편문제는 현재 잠수중이다. 여당은 동진(東進)론으로 야당의 반발만 불러오고 실익도 별로 없자 공식적으로는 발을 뺀 상태다. 야당은 여권의 완전항복을 받아내기 위해 총재회담 전제조건으로 「정계개편 포기 선언」을 요구하며 여권을 압박하고 있다. 정계개편의 핵이랄 수 있는 야당내 비주류세력들도 관망 상태로 전환했다.

따라서 관심은 여권의 정계개편 포기 여부와 야당내 비주류세력들의 설이후 동향에 모아진다. 여권의 경우 『야당의원 개별영입 등 인위적인 시도는 않겠지만 야당내의 자생적 움직임까지 우리가 막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정계개편의 완전 포기는 아니라는 의미다. 야당내 비주류세력들은 이달말 또는 내달초를 주시하고 있다는 분석들이다. 여야총재회담을 통해 여야 관계가 풀려「사쿠라」논쟁의 소지가 사라지는 때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DJP담판

내각제 개헌시기를 조정하기 위한 DJP담판을 놓고 청와대·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입장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DJ측은 속전속결에 더 맘이 있는 반면 JP측은 「만만디」작전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박태준(朴泰俊)총재 등 자민련내 비충청세력. DJ측은 이들을 원군으로 생각하고 있는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JP가 내부적으로는 개헌 연기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더 많은 보상을 받아내기 위해 버티기를 하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이회창 득실

지난 1년간의 치열한 여야정쟁와중에서 한나라당 이회창총재의 정치적 득실은 어땠을까. 득이 많았다고 보는 측은 이총재가 경위야 어찌됐든 정치권에 뿌리를 내렸다는 사실을 꼽는다. 장외투쟁 등을 통해 여권과 극한대치를 한 덕분에 한나라당의 분열을 막아내는 전과도 함께 올렸다.

그런 점에서 지금의 이총재를 있게 한 최대 기여자는 요령부득의 현 여권인 셈. 「이회창」하면 떠오르던 「대쪽」「원칙과 소신」「법대로」등의 이미지가 거의 모두 깨진 것은 이총재가 입은 손실에 해당한다. 「총풍」과 「세풍」사건이 어떻게 매듭되느냐도 이총재의 향후 정치적 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DJ-YS 관계

「양김」대결이란 진부한 메뉴도「리뉴얼 상품」으로 설연휴기간 말 잔치상에 오를 것같다. 그중에서도 관심은 YS의 DJ 공격여부. 『당연히 공격한다』고 보는 쪽이 많으나 『그래 봤자지』라는 냉소도 있다. YS는 9일의 기자회견 돌연번복으로 손해를 봤다고 생각하고 있는만큼 설연휴 이후 기자회견을 강행태세다.

다만, 프로끼리의 승부인만큼 대선자금을 정면으로 건드린다거나 하는 무제한 전면전은 벌이지 않으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가만 내버려두면 아무 일 없을 YS를 괜히 건드려 되살려놓았다는 이야기와, 호오(好惡)를 떠나 『DJ상대는 역시 YS』라는 관전평도 나올 법하다.

■개각전망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큰 폭의 개각은 당체제 개편과 맞물려서 상당기간 늦추기로 방침을 굳힌 상태다. 하지만 취임1주년인 25일이후 인선을 위한 밑그림 그리기를 시작할 것으로 보여 정·관가가 술렁거리고 있다.

특히 김대통령은 앞으로의 인사에서도 영남 인사를 중용할 방침이어서, 설기간중 지역마다 인재 등용을 둘러싼 차별·역차별 논란이 가열될 것같다.

/신효섭기자 hsshin@ 홍희곤기자 hghong@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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