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얻은자와 잃은자'
1999/02/13(토) 18:29
13개월을 끌어온 르윈스키 스캔들의 종결과 함께 이 사건에 얽혀든 수많은 사람들이 승자와 패자의 갈림길에서 기쁨과 눈물을 맛보았다.
우선 꼽을 수 있는 승자는 전세계에 그 권위를 다시 인정받게 된 미국 헌법이라 할 수 있다.
클린턴의 탄핵을 추진한 보수주의자나, 그에 반대한 온건주의자 모두 헌법이 제시한 길을 충실히 따랐고 또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탄핵재판이 마무리됨에 따라 민주주의의 교과서로 다시한번 각광을 받게 됐다.
이와 함께 당초 클린턴을 상대로 성추행 사건을 제기한 아칸소주 공무원 출신 폴라 존스양도 85만 달러를 챙기면서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됐다.
또 폰섹스를 주제로 한 소설 「복스」(Vox)를 쓴 작가 니콜러스 베이커도 르윈스키가 클린턴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폰섹스를 나눈 사실이 알려짐으로써 일약 돈방석에 앉게 됐다.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는 패자순위 수위다. 유죄판결을 얻어내지 못한 것도 그렇지만 「정치검사」라는 상표가 붙게 돼 평생의 꿈이던 대법관 자리가 멀어져 버렸다.
다음으로 「나라와 친구를 위해」 르윈스키와의 대화 내용을 녹음해 스타 검사에게 갖다준 린다 트립도 미국인들에게 가장 혐오감을 주는 인물로 남게 됐다.
대중으로부터 외면당하게 된 언론은 또다른 패자이다. 섹스 스캔들로 온통 화면과 지면을 메운 언론에 싫증을 느낀 미국인들은 정규 TV대신 케이블 TV를 찾았고 신문도 신뢰성이 떨어졌다.
이밖에 「탄핵역풍」으로 인한 중간선거 실패를 책임지고 하원의장직을 물러난 뉴트 깅리치, 후임 하원의장으로 지명됐다.
혼외정사가 들통나는 바람에 중도하차한 봅 리빙스턴, 그리고 과거의 불률사실이 탄로난 헨리 하이드 하원 법사위원장도 패자대열에 들었다. /워싱턴=신재민특파원 jmnews@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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