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5개년 계획의 과제
1999/02/13(토) 18:39
국방부가 12일 발표한 국방 5개년 중기계획은 자주국방의 기틀을 다진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2004년까지 계획대로 추진되면 우리군은 지금보다 월등한 대북정보 수집 및 전투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것은 군의 구조를 지금까지의 인적자원 중심에서 탈피, 21세기에 걸맞은 첨단 과학장비 및 기술집약형으로 전환하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2004년까지 군의 전력을 현재 북한군의 79%수준에서 88%선으로 끌어 올리려는 이번 계획은 여러가지면에서 야심차다. 2001년부터 대양해군을 목표로 이지스급 차세대 구축함사업(KDX)을 비롯, 차세대전투기사업(FX), 차세대대공미사일사업(SAM_X), 대전차 공격헬기사업(AH_X)을 추진하는 것등 전력을 한차원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번 중기계획은 우선 방위력개선사업에서 지금까지 육군이 차지했던 비중을 40.6%에서 36.8%로 낮추고, 대신 해·공군의 전력증강을 꾀하기로 한 점이 눈에 띈다. 지금까지 우리군은 지형상 육군중심으로 발전하여 해·공군의 불만이 컸다. 육·해·공군의 균형잡힌 발전은 자주국방의 틀을 보다 튼튼히 한다는 점에서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다.
문제는 예산확보와 추진방법이다. 국방부는 5년간 소요될 국방비 81조5,000억원중 32%인 26조7,331억원을 방위력 개선사업에 투입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국방예산이 매년 5~6% 증액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정부는 2002년까지 국방예산 증가율을 4%선에서 억제할 계획이어서 전망이 그렇게 밝은 것만은 아니다.
우리는 예측불허의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데다 2000년대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상황이 다변화할 것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과학기술 및 장비 집약형 군대로의 전환은 필수적이다. 앞으로 경제가 호전된다면 국방부의 중기계획이 예산의 뒷받침을 받을 수 있겠지만, 국민의 이해와 지지를 얻지 못하면 하나의 「장밋빛 계획」으로 끝날 우려도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국민들은 지금까지 추진해온 「율곡사업」이 각종 비리로 얼룩진데다 우리나라가 국제무기상들의 「봉」이 돼 왔다는 인식때문에 방위력개선사업을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향이 있다. 막대한 세금을 투입하는 일인만큼 무엇보다 사업을 투명하게 추진하는 체제를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 지금과 같은 체제로 이 계획을 추진한다면 율곡사업의 재판이 되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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