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영 구속..호화별장, 비행기 구입여부 수사
1999/02/11(목) 23:54
검찰이 11일 신동아그룹 최순영(崔淳永)회장을 재산국외도피 혐의 등으로 구속함에 따라 「재벌총수=면죄부」라는 등식이 깨졌다. 검찰이 최회장을 전격 사법처리한 결정적인 이유는 지난해 8월 검찰이 「수사유보」이유로 내세웠던 신동아측의 10억달러 외자유치 협상이 난관에 봉착, 더 이상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또 최근의 경제사정 호전과 함께 검찰 수뇌부의 「수사유보」방침에 대한 일선 검사들의 반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선 검사들은 그동안 『최회장이 자필서명한 수출계약서와 송금서류, 허위 선하증권 등 객관적인 물증이 확보돼 있는데도 처벌을 유보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불만을 표시해왔다.
수사에서 드러난 최회장의 범죄사실은 크게 3가지. 위장무역 수법으로 국내 은행에서 1억8,500여만달러를 부정대출받아 이중 1억6,500만달러를 해외로 빼돌린 것과 신동아 계열사인 대한생명을 통해 신아원(현 SDA인터내셔널)에 1,800억을 무담보로 대출해준 것이다. 검찰은 신동아 계열사들로부터 1,000억원 추가인출, 사용 자녀들의 회사자금 3억 착복 호화별장및 비행기 구입여부도 수사할 방침이어서 기소단계서 최회장의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 검찰은 지난해 6월 압수한 허모 비서실장의 메모에 적힌 사건 대응방안과 최회장이 지난해 11월부터 스티브 영의 고충흡 사장과 8차례 전화통화한 점, 신아원 김종은(金鍾殷·구속)전사장에게 단독범행한 것처럼 회유한 점을 들어 증거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경가법상 국외재산도피의 경우 50억 이상이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어 최회장은 중형을 피할 길이 없는 상태다. 또 현행법은 외화도피 액수만큼 반드시 몰수하거나 추징토록 돼 있는데다 사기및 업무상 배임혐의도 피액 액수만큼 벌금을 부과하도록 돼 있어 최회장은 이번 사건으로 수천억대의 재산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박정철기자 parkjc@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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