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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네덜란드 경제모델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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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네덜란드 경제모델 배우자

입력
1999.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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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네덜란드 경제모델 배우자

1999/02/11(목) 18:32

서양에는 「네덜란드를 알아야 세계가 보인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는 세계화에 일찍 성공한 네덜란드 사람들을 본받아 경제적 실속을 차리라는 뜻이다.

특히 네덜란드의 경제성공 모델인 폴더(Polder)간척지 개발을 성사시킨 러버스(Lubbers)전총리는 유럽에서도 존경받는 정치인이다. 그는 총리를 3선 12년동안 한 인물이다. 러버스전총리는 재임기간에 대부분의 유럽정상들이 반신반의하던 유럽단일통화안을 적극 밀어붙여 91년 네덜란드 남부도시인 마스트리히트에서 결국 유로화 탄생의 길을 열었다. 러버스가 총리에 취임하던 12년전 네덜란드 경제는 최악의 상태였다. 실업률은 거의 20%에 육박하였고 달러환율도 세 배 가깝게 폭등하던 때였다. 그는 위기극복을 위해 적극적인 간척사업을 벌였다. 암스테르담의 몇 배 넓이의 플레볼랜드(Flevoland)주의 땅이 간척으로 확장됐고 그 곳에 여러 신도시를 세우고 새로운 공장, 목장, 농장, 주택단지, 원예낙농연구소, 학교 등을 설립했다. 이 곳으로 이전하는 회사에는 정부가 재정지원을 했으며 실업자 고용시에는 보조금을 주어 수많은 실업자들을 흡수할 수 있게 만들었다. 결국 이 지역이 국가전체의 경기활성화에 결정적으로 기여함에 따라 『하느님이 지구를 창조하셨지만 네덜란드 사람들은 화란을 창조하였다』는 네덜란드 속담을 다시 입증했다.

또 네덜란드 북쪽 미개발지역이었던 그로닝겐으로 중앙정부조직 일부를 이전하고 우수한 인재를 키우기 위하여 그로닝겐 국립대학을 설립했다. 그로닝겐 국립대학교수 출신들이 수많은 국제기업들을 유치하고 여러 도시의 실업자들이 취업하면서 이제는 국제경쟁력이 있는 도시로 변하였다. 네덜란드 사회의 여러 주력기업들이 고용한 많은 사람들이 쾌적한 마을에서 풍족한 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당시 야당인 노동당 당수였던 콕(Kok) 현 총리는 그 덕분에 최고의 호경기를 즐기고 있다. 이는 노동자 경영자 정치가가 원만한 합의에 이르도록 만든 당시 지도자들의 노력의 산물이다.

이 것이 폴더간척지 개발경제모델의 제일 중요한 핵심이었다. 네덜란드를 배우면 한국도 세계화를 성공적으로 진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현 상황은 12년전의 네덜란드와 거의 비슷하다. 그러면 한국적인 폴더경제 방안은 무엇일까.

먼저 국민 개개인이 무역전사가 되어 달러를 벌어들여야 한다. 수출만이 살 길이라는 생각으로 국제경쟁력을 살려 국제수지를 개선해야 한다. 특히 선진국에서 무역흑자를 내야 한다.

대기업들 역시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세계시장을 노려야 한다. 지금까지 정부의존적 경영에서 탈피, 외국이 자진해서 투자하게 만드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 현재 한국의 국제신뢰도는 1년전 보다 크게 향상됐지만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높다. 이런 상황을 하루 빨리 극복하기 위해서는 세계금융의 중심지인 뉴욕의 월스트리트에 벤처캐피털 내지 주식상장, M&A, 해외투자의 이익화, 효율화, 국제기업들과의 자본·기술협력 등으로 대기업 스스로 외자를 유치, 확보해 나가면서 해외자본과 기술을 한국으로 이전해야 한다.

정부는 실업자들이 실업수당이나 퇴직금, 연금에 의존하게 하기 보다는 스스로 새로운 사업을 개척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연구개발(R&D)을 위한 자금도 지원해야 한다. 또 선진국의 금리보다 2∼3배나 비싼 은행금리로는 도저히 사업을 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주변 국가와 비슷하게 저리로 융자해주어야 한다. 중소기업 진흥책을 토대로 중소기업을 일으켜야 무역수지도 개선된다. 10∼20년전까지만 해도 선진국에서 엄청난 달러를 벌여들였던 중소기업중심의 개미군단을 정부는 결코 간과하거나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아울러 국제무역인을 많이 양성하면서 자본을 비축하고 기술을 개발하여 네덜란드, 스위스와 같은 기업들을 모델로 삼아 집중적으로 연구해야 한다.

박영신 박스트레이딩 유럽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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