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한자로 어떻게 표기하나
1999/02/11(목) 23:59
「서울은 한자로 어떻게 표기해야 할까」
정부가 공문서와 도로표지판 등에 한자병기를 추진키로 함에 따라 고유어인 서울의 한자표기 문제가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정부의 이번 방침은 우리말로만 표기하면 뜻이 잘 통하지 않는 단어에 한해 한자를 병기토록하고 있어, 서울에 대해 굳이 「없는」 한자를 만들어 표기할 필요는 없다. 도로표지판이나 관광안내 팸플릿에도 서울을 영어(SEOUL)로 표기하면 의사전달에 별다른 지장이 없다.
그러나 외교 문서에서는 서울 표기가 종종 문제가 되고 있다. 서울시는 외국 도시와의 교류문서는 모두 영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베이징(北京)시와 도쿄(東京)도 등 자매 도시에 한해서는 「자국어 문법에 따른다」는 원칙에 따라 한글과 한자어를 혼용하고 있다. 특히 이들 세 도시는 「자국어 문법」에 충실하되, 서로 뜻이 통하는 한자를 최대한 사용하는 게 관례다.
예를 들어 「도쿄」와 「베이징」은 서울시와 도쿄도 베이징시 모두 「東京」과 「北京」으로 표기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서울은 한자가 없어 「서울特別市」, 「DPA종합ル特別市」, 「漢城特別市」등 도시마다 다르게 표현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는 도쿄도가 서울을 자국어인 「가타카나」로 표기하는 데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지만, 베이징시가 漢城(한성)을 고집하는데는 불만이다. 중국이 우리 의사를 무시한 채 한때 서울의 지명이었던 漢城을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뉴욕(뉴약·紐約) 등 서양 지명에 대해서는 그 나라의 발음에 충실한 한자를 만들어 내는 성의를 보이면서도 유독 서울은 漢城으로 표기, 자존심이 상해 있다. 그렇다고 훌륭한 우리말인 서울에 대한 한자표기를 만들어 사용하라고 권하는 것도 체면이 서지 않아 「한자작명」을 꺼리고 있다. 서울의 한자이름은 있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종수기자 jsle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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