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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DJ가 미운이유'

입력
1999.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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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DJ가 미운이유'

1999/02/10(수) 18:57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에 대해 아무런 악의가 없으며, 해롭게 할 생각도, 덕볼 생각도 없다. 민주화 운동을 한 동지와 친구로서 존중하고 전직 대통령으로서 깍듯이 예우하겠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9일 저녁 부산·경남출신 여권 정치인들과 만찬을 하면서 띄운 대(對)YS 화해 메시지다. YS는 DJ발(發) 「평화통신」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YS의 측근의원은 10일 『감정의 골이 워낙 깊어 귀에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YS의 「불신」을 설명하는 몇가지 얘기를 들려주었다. 우선 김전대통령이 열을 받게 된 결정적 계기는 구속되거나 검찰에 불려갔던 측근들이 전한 수사내용 때문이었다고 한다.

정치외적으로 가깝게 지냈던 사람들까지 검찰에서 김전대통령에 대한 자금제공을 집중추궁당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김전대통령은 『DJ가 나를 죽이려고 하는구나』하고 이를 깨물었다는 것이다.

김전대통령은 대선국면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이회창(李會昌)후보가 자신의 탈당을 요구하자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이럴 수가 있겠느냐』는 생각을 하게 됐고, 이후 DJ비자금 수사중단 지시를 내리면서까지 「결과적으로」 DJ집권을 도왔는데 도리어 칼날을 겨눈다며 「배신감」을 곱씹었다는 전언이다.

김전대통령은 심지어 측근인 K의원이 몇개월에 걸친 내사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감옥에 들어가야 오히려 일이 된다. 현철(賢哲)이도 청문회 출석 안한 「죄」로 감방에 도로 끌려가는 게 훨씬 낫다』며 「전투의지」를 불태웠다고 한다.

이 측근은 『최근들어선 「내손으로 끝낸다. 다 가지고 있다. 때만 기다리고 있다」는 말이 아예 입버릇이 돼버렸을 정도로 심리적 상태가 극한점에 가 있다』며 『여권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홍희곤기자 hghong@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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