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Neo Life] '나홀로 노인'들은 짝을 원한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Neo Life] '나홀로 노인'들은 짝을 원한다

입력
1999.02.11 00:00
0 0

[Neo Life] '나홀로 노인'들은 짝을 원한다

1999/02/10(수) 18:48

『20년전 상처한 퇴직 공무원입니다. 이야기 상대가 없어 너무 외롭습니다. 퇴직금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둘이 먹고 살기에는 충분합니다. 말동무를 하며 여생을 함께 보낼 여성을 소개받고 싶습니다』. 노인전문 상담기관인 한국노인의 전화에는 이성에 대한 그리움을 호소하는 노인들의 전화가 요즘 부쩍늘어 났다. 전체 상담전화의 10%가 이성교제에 관한 것이다.

미팅 전문알선업체 「좋은 만남 선우」가 지난 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서울 부산 광주 등 대도시에서 개최한 효도미팅엔 무려 500여명의 독신 노인들이 성황을 이루었다. 할머니 지원자가 4배나 많아 주최측이 짝맞추기에 고민할 정도로 할머니들이 더 적극적이었다. 신청자는 전·현직 대학교수를 비롯, 군장성 공무원 언론인출신 등 경력도 다양했다. 직접 신청하는 노인도 많았지만 자식이나 며느리가 대신 신청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는게 주최측의 설명이다.

최근 서구화와 개방화로 결혼에 관한 가치관이 변하면서 노인 재혼이 크게 늘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노인들이 적극적으로 이성교제나 재혼을 원하고 있고, 자식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60년 전인구의 2.9%인 72만6,000명에 불과했으나, 지난 해에는 6.6%(305만명)으로 늘었다. 2000년에는 7.1%를 넘어 고령화시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95년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혼자 사는 노인은 36만200명.

「나홀로 노인」은 대부분 이성교제를 원하지만 아직까지 노인 재혼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임춘식교수가 97년 발표한 「홀로된 노인의 이성교제와 재혼태도에 관한 사례연구」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97%가 이성교제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성교제의 성격에 대해서는 우정(63%), 애정(17%), 결혼상대(10%), 성적대상(10%) 등으로 꼽았다.

한국노인의 전화 강병만사무국장은 『노인들이 보수적인 점을 감안하면 이성교제와 관련한 고민은 상담에 나타난 것보다 훨씬 심할 것』이라며 『외로움을 호소하는 노인들에게 교제모임에 참여하도록 권유하지만 아직 쑥쓰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자녀와의 관계때문에 정식으로 결혼하지 않고 동거관계를 유지하는 경우도 많다』며 『이성과 사귀는 것만으로도 고독과 소외감을 극복하고 활기찬 삶을 보내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교제를 적극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연구정보센터 전문연구원 김미선씨는 『노년기에는 대인접촉이 어렵고 정신적으로 소외감을 느끼므로 부부관계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며 『노인이 인생의 마지막 단계를 행복하고 안정적으로 보내려면 자녀의 부양보다 배우자의 유무가 더 중요하다』고 재혼을 적극 찬성했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재혼을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김미선씨는 『결혼을 안정시키려는 부부의 노력이 초혼 이상으로 요구된다』며 『혼자서 생활할 때의 자기중심적 태도에서 벗어나 상대방을 배우자로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자녀와 친척들에게 재혼에 대한 의사표시를 솔직하게 하고 동의를 얻어내는 것도 현실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성신여대 가정관리학과 한혜신교수는 『노년기에 다시 형성된 부부관계의 만족도를 높이려면 적극적인 대화가 이뤄져야 하며, 이를 위해 공동의 화제나 취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재학기자

>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KOREALIN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