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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중국.일본 젊은 문학의 힘 이색흥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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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중국.일본 젊은 문학의 힘 이색흥취

입력
1999.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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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중국.일본 젊은 문학의 힘 이색흥취

1999/02/09(화) 17:00

중국과 일본의 젊은 작가를 대표하는 여화(39), 요시모토 바나나(35)의 소설이 각각 번역 출간됐다. 동아시아의 문학이 실제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를 알려주면서, 재미와 감동을 함께 주는 수작들이다.

여화는 가파른 중국현대사를 살아온 한 사내의 인생역정을 그린 장이모 감독의 영화 「인생」의 원작 「살아간다는 것」의 작가로 국내에도 이름이 알려져 있는 소설가. 이번에 번역된 그의 96년작 「허삼관 매혈기」(푸른숲 발행)는 독자를 웃기고 울리면서 이야기의 힘을 보여준다. 줄거리는 특별히 잘 난 것 없는 가난한 노동자 주인공 허삼관이 인생의 고비마다에서 양식을 구하고 또 삶의 양식을 지키기 위해 아홉번 피를 파는 이야기다. 피 팔아서 장가 가 아들 세 명을 낳고, 그 아들을 위해 또 팔뚝에 주사기를 꽂고, 대약진운동 문화혁명의 와중에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매혈까지 한다. 40년동안 피를 팔아 문제를 해결하던 허삼관, 마지막으로 돼지간볶음 한 접시가 먹고 싶어 처음으로 자기 자신을 위해 피를 팔려던 그는 늙은 노인의 피는 사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생애 처음으로」피를 팔지 못하게 된다. 단문과 대화 위주의 서술로 쉼없이 독자를 몰고 가면서, 중국인의 삶과 가치관이 어떤 것인지를 그대로 드러내는 소설이다.

요시모토 바나나는 87년 「키친」으로 데뷔한 이래 18개국에서 작품이 번역되는등 일본 신세대 문학의 대표자로 알려진 작가. 그의 필명 바나나는 바로 과일 이름 바나나다. 무국적성, 신세대 공통의 문화적 감성을 나타내기 위한 기호인 것. 「키친」과 「도마뱀」(민음사 발행)은 그의 대표적 중단편들을 모았다. 그의 소설은 80년대 후반 이후 일본 젊은이들의 정서를 대변한다. 그러나 그 정서는 일본만의 것이 아니라, 체화되지는 않았더라도 영화나 만화, TV를 통해 세계공통적인 것으로 인식되는 대중문화적 정서다. 애초부터 삶에 대한 고전적 교양이나 경험보다는, 상실감을 위주로 한 현대인의 감성, 미세한 일상의 틈새에 숨어있는 세계를 새롭게 들여다보는 것이 그의 소설이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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