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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과 뒤] 검찰의 언론관(이준희 정치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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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과 뒤] 검찰의 언론관(이준희 정치부차장)

입력
1999.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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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과 뒤] 검찰의 언론관(이준희 정치부차장)

1999/02/09(화) 17:35

지난 2일 전국검사회의를 고비로 검찰파문은 일단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안팎의 준열한 비판을 최대한 수용하겠다고 수뇌부가 약속했으니 이제 그 이행여부를 지켜보면 될 일이다. 그러나 무작정 기대하기에는 아무래도 꺼림칙한 대목이 있다.

회의가 워낙 철저하게 가려졌던 터라 당시에는 미처 알려지지 않았다가 뒤늦게 흘러나오는 내용 중에 언론에 관한 것이 있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검사들 태반이 언론에 대해 집중적으로 누적된 불만을 쏟아냈다는 것이다. 심지어 한 검사는 『발언의 절반이상이 언론을 격렬하게 성토하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주목할만한 부분은 이번 대전법조비리 사건의 진행과정을 검찰권과 언론권력 간의 「힘겨루기」로 본 여러 검사들의 견해이다. 평검사들은 『수뇌부가 언론과의 힘대결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지 못한채 시종 끌려다녔다』며 비판한 것으로 결국 수뇌부도 이를 「인정」하고 언론에 대한 적절한 통제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굳이 거론하는 건 『언론의 의도가 오해됐다』는 식으로 구차하게 반박하자는 것이 아니다. 문제의 핵심은 검찰의 정치성을 비판하고 나선 평검사들조차 알게 모르게 의식이 정치화해 있다는데 있다. 바로 외부의 비판까지도 「파워게임」의 한 양태로 보는 시각이다.

파워게임이란 기본적으로 「사실(fact)」판단이 배제된 정치적 개념이다. 이에 반해 검찰의 수사는 「사실」을 다루는 행위다. 따지고 보면 검찰에 대한 불신의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검찰이 정치적 사건을 다뤄오면서 사실규명보다는 힘의 향배에 더 신경을 써왔다고 많은 국민들이 믿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의 힘은 말할 것도 없이 사실을 엄정하고 공정하게 다루는데서 나온다. 그렇게 해서 진정한 권위를 획득한 검찰이야말로 국민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검찰상(像)이다. 검찰이 파워게임 따위에 신경쓰는 것은 그래서 온당치 않다. 언론 역시 같은 입장임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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