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심 도깨비불] 또 12건 연쇄화재
1999/02/09(화) 15:21
서울도심서 심야에 방화로 추정되는 연쇄화재가 잇따르고 있으나 경찰은 단서조차 찾지 못해 시민들의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6일밤 청계천 일대에서 12건의 화재가 발생한지 이틀만인 8일 밤과 9일 새벽 서대문, 은평, 종로구일대에서 12건의 불이 발생했다.
화재는 8일 오후 10시4분부터 9일 새벽 2시17분까지 4시간 동안 서대문구 북가좌동, 응암동 일대에서 5건이 발생한 데 이어, 2시간40여분후인 오전 4시56분부터 오전 6시53분까지 충정로와 북아현동 일대에서 7건이 잇따랐다.
서대문구 북가좌1동 건축자재 야적장에서 시작된 1차 연쇄화재는 왕복 4차선도로를 따라 일직선상 500m-1㎞간격으로 발생했으며 자물쇠와 유리창을 부수고 들어가 석유를 뿌린 흔적이 보였다. 1차화재 진화 1시간30분만에 서대문경찰서를 중심으로 반경 1.5㎞안을 시계 반대방향으로 원을 그리듯 4건이 발생했고 1㎞ 떨어진 북아현동 가구골목에서 3건이 집중됐다. 특히 2시간30분 차이로 불이 난 1,2차 연쇄화재 마지막 장소는 걸어서 2시간 거리인 7㎞정도 떨어져 동일범 소행일 개연성도 크다.
연쇄화재로 서울시 소방방재본부 전체 소방차의 전체의 절반 가까운 300여대와 소방대원 550여명이 동원됐고 주민들은 날이 샐 때까지 계속 울려대는 사이렌소리에 가슴을 졸이며 잠을 설쳐야 했다.
그러나 경찰은 『우연히 일정지역에서 많은 화재가 발생했다고 연쇄방화로 단정지을 수 없고 또 피해신고도 없어 수사하기 어렵다』며 화인조사나 수사에 미온적이어서 비난을 사고 있다.
한편 정신과 전문의 김정일(金貞壹)박사는 방화일 수 있음을 전제하면서 『사회불만을 가진 사람의 화풀이성 방화라기 보다 충동조절장애가 있는 병적 방화범 개인의 행동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태규기자 tglee@hankookilbo.co.kr 유병률기자 bryu@hankookilbo.co.kr
>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KOREALIN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