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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조선족 '민족혼 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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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조선족 '민족혼 지키기'

입력
1999.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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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조선족 '민족혼 지키기'

1999/02/09(화) 17:36

베이징(北京) 주중 한국대사관 영사부가 위치한 차오양취(朝陽區) 산리툰(三里屯) 주변에도 한국의 IMF체제 이후 큰 변화가 왔다.

취업을 위해 한국을 가려는 취업군 대열은 크게 줄었지만 결혼을 위해 비자를 얻으려는 부녀자들의 행렬은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대사관 통계에 의하면 정식결혼이든 위장결혼이든 결혼공증을 위해 매일 영사부를 찾는 조선족 부녀자의 수가 40~50명이다. 이는 조선족이 밀집돼 있는 지린(吉林), 랴오닝(遼寧), 헤이룽장(黑龍江)성등 동북3성의 하루 결혼건수보다 훨씬 많은 숫자이다.

공식적으로 밝혀진 통계에 의하면 97년 결혼공증건수는 8,000건, 98년 11월까지 1만5,000건이다. 이 가운데 60%가 위장결혼으로 집계됐다.

이 여파로 조선족사회는 성별비례가 파괴되고 인구성장율이 감소하는 등 황폐화하는데다 학교가 폐교되고 부녀자를 구경하기가 어렵다. 더욱이 젊은 여성들은 유흥업소로 진출하고 마을에는 간부를 맡을 엘리트가 없는 실정이다.

이에 자극받아 최근 조선족사회에 동포의 대이동과 분산의 격변을 막고 「우리 중심 조선족 군체성을 회복하자」는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한민족 역사와 민족혼이 살아 있는 지린성의 옌볜(延邊) 롱진(龍井) 투먼(圖們) 세 곳에서는 민족혼 지키기 물결이 일고 있다.

또 헤이룽장성 등 조선족들을 중심으로 민족향건설, 대중도시 위주의 민족사(民族社)구 건설, 촌촌합병, 촌촌겸병을 통한 중심촌·큰촌건설, 대이동을 통한 새마을건설 등을 복안으로 제시하고 일부는 실천에 옮겨지는 등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사실 조선족의 향촌건설은 생존공간 확보차원이었으며 늘 「망향의식」이 자리잡고 있어 마을건설, 가족건설에 소홀했다. 이 과정에서 농토도 집도 쉽게 한족에게 처분하는 등 정체의식이 부족했다.

조선족 전문가들은 이제 「우리는 중국 조선족」이라는 정치의식, 주인공·국민의식을 명확히 하고 다민족국가인 중국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 중심·군체성으로 뭉쳐 이민세대보다 더 강한 간고한 생존투쟁을 전개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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