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한달새 117P 뒷걸음질
1999/02/09(화) 16:59
주식시장이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한지 한달이 됐다. 지난달 11일 종합주가지수가 640.95포인트로 꼭지에 달한 이래 「일보전진 이보후퇴」를 거듭한 주가는 한달새 117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주식시장 어디만큼 밀렸나
9일 주식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530선을 무너뜨리고 연중 최저치인 523.38까지 내려갔다. 정동배대우증권 투자정보부장은 『별다른 악재는 없었지만 선물과 연계된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밀려나오면서 주가가 큰폭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현물 주가하락으로 인한 손해를 방지하기 위해 이날 하룻동안 기관 외국인들은 1,000억원에 가까운 선물을 매도했다. 선물매도가 늘어나 선물가격이 떨어지면 저평가된 선물을 사고 현물주식을 파는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늘어나게 된다. 결국 「현물약세-선물약세-현물약세」의 악순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종합주가지수뿐 아니라 모든 지표가 지난달 중반에 비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지난달 13일 5조6,000억원을 넘어섰던 고객예탁금은 8일 현재 4조5,000억원대로 1조원이상이 빠졌다. 3억5,000만주를 넘어섰던 거래량 역시 1억3,000만주로 급격히 줄어든 상태.
■「사자」세력이 없다
이처럼 증시가 바람이 빠진 것은 금리하락으로 인한 자금의 증시유입이 한계에 달한데다 그동안 주가상승을 촉발했던 호재의 「약발」도 희미해졌기 때문. 강헌구ING베어링증권 이사는 『대표적인 호재로 여겨졌던 신용등급 상향조정으로 인한 외국투자자금 유입효과는 지금까지의 주가상승에서 어느정도 반영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1조2,6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던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8일까지 겨우 230억원 순매수에 그쳤다. 수익률 경쟁의 부담을 안고 있는 투신권(뮤추얼펀드 포함)역시 선뜻 주식을 사들이지 못하고 있다. 3월말 결산을 의식한 보험 은행 등도 주식보유물량을 줄임에 따라 기관투자자는 지난달 1조900억원 순매도를 기록한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2,148억원을 순매도했다.
■어디까지 갈 것인가
장만호 대한투신 주식투자부장은 『프로그램 매도 대기물량이 3,000억원대 이하로 줄어든데다, 프로그램매도를 제외하면 이날 기관투자자들이 순매수로 돌아섰기 때문에 어느정도 바닥선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바닥의 「깊이」나 「길이」에 대해서는 좀더 비관적인 견해가 적지 않다. 나민호대신증권 투자정보팀장은 『특별한 호재가 없는한 주가지수가 400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기업들의 실적이 가시화하는 2·4분기 이후에 본격적으로 재상승기도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형기자 kimjh@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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