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세상] 비트의 도시, 미래도시 생생 묘사
1999/02/09(화) 17:12
미래의 도시는 인터넷에 세워질 것인가? 고전적인 세계관은 깡그리 전복되고, 지배 담론은 재편성될 것인가? 미국 MIT 건축·도시계획대학원 학장으로 건축 매체미술 과학을 가르치고 있는 윌리엄 미첼 교수가 그 풍경을 그려내 보인다. 그의 가상은 SF 소설보다, 때론 현실보다도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광케이블로 단단히 결속될 세계의 전자 광장(agora)을 사이보그 시민이 활보한다. 그들은 거대한 메인 컴퓨터에 접속된 전자기관을 면제품 옷처럼 입고 있다. 전세계에 깔린 인터넷은 시간의 제약을 초월, 무수한 전자 안구들을 거느린 시신경. 그 세계는 지금껏 상상할 수 없었을 정도로 쾌적하다.
접촉은 연결, 신경계는 육체망, 극장은 연예 인프라, 학교는 가상 캠퍼스, 사유화는 암호화, 물리적 거래는 전자 거래, 유형 자산은 지적 자산…. 그리고 0 아니면 1의 세계. 움집이라는 최초의 건물이 만남의 물리적 공간을 제공했듯, 원격 출현은 만남의 가상 공간을 제공했다. 책은 미래상을 너무도 당연한 듯, 생생히, 시시콜콜 펼쳐 보인다.
책에서 제시된 미래세계는 유토피아인가, 디스토피아인가, 필연적 현실인가. 하나의 가능성이겠지만 너무도 생생하다. 『나의 이름은 wjm@mit.edu이며 전자 세계의 한량이다. 나는 인터넷에서 죽치고 산다』는 저자. 이희재 옮김. 김영사. 8,900원. /장병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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