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주의 정중동] 월말께 구상 풀어놓을 채비
1999/02/08(월) 18:43
한나라당 김윤환(金潤煥)전부총재의 발길이 부쩍 대구·경북(TK)쪽으로 향하고 있다. 김전부총재는 주말인 6일부터 사흘간 지역구인 구미와 대구에 머물며 지역민들을 접촉했다. 허주(虛舟·김전부총재의 아호)는 또 9일에는 일본으로 건너갈 계획이다. 친하게 지내던 재일동포의 영결식 참석이 목적인데 돌아오는 날짜는 아직 잡지 않았다.
측근들은 『최소한 2월말까지는 조용히 지낼 것』이라고 전한다. 「영남_보수신당」 창당시사 발언(1월28일) 파문도 가라앉힐 겸 정국의 큰 흐름이 잡힐 때까지는 되도록 조용한 행보를 이어갈 것이란 전언이다. 2월말이란 시점은 함의(含意)가 적지 않다. 이때쯤이면 경제청문회와 각종 「풍」(風)사건의 뒷마무리도 어느정도 끝나고 여권의 집권 2년차 정국플랜도 가시화할 것이므로 「허주구상」을 풀어놓을 여건이 자연스럽게 마련되리라 보는 것이다.
그렇다고 허주가 토양조성을 기다리며 마냥 세월만 낚고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는 설 연휴가 지나면 대구에 사무실을 차릴 예정이다. 사무실 개소는 허주의 귀향활동이 본격화함을 의미한다. 어떤 선택을 하건 「TK의 힘」이 출발점일 수밖에 없다는 인식에 바탕한 수순이다.
허주의 동선은 그러나 여타 비주류의 움직임과 일정한 편차가 있다. 허주는 여전히 당외(黨外)선택에 무게를 두고 있다. TK와 부산·경남(PK)에서 구민정계를 중심으로 10여명의 의원이 움직이고 수도권에서 이한동(李漢東)전부총재·서청원(徐淸源)전총장 등이 주축이 돼 10여명이 함께 거사하면 원내교섭권을 갖는 제 4당 출현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게 허주의 기본인식이다.
하지만 이한동전부총재는 당내 뒤집기에서 시선을 거두고 않고 있다. 집단지도체제를 고리로 비주류가 연합하면 이회창(李會昌)체제를 전복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미 당에서 마음이 떠난 것으로 알려진 서청원전총장도 『좀더 지켜보자』며 아직은 당내외 가능성을 함께 열어두고 있다. 비주류의 또다른 축을 형성하는 강재섭(姜在涉) 강삼재(姜三載)의원은 이와는 또 거리를 둔 채 당내 대안세력화쪽에 기울어 있다. 비주류에게 2월은 이래저래 고민의 계절이 될 듯 싶다. /홍희곤기자 hghong@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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