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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특집] 주부들 '명절증후군' 하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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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특집] 주부들 '명절증후군' 하소연

입력
1999.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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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특집] 주부들 '명절증후군' 하소연

1999/02/08(월) 17:18

 - 명절만 되면 가슴 아프고… 어깨 결리고…

결혼생활 3년3개월째인 주부 심은영(29·서울 서초구 방배동)씨는 설연휴를 앞두고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최소 4박5일동안 치러야 할 「음식과의 전쟁」때문이다. 올 설에는 13일 저녁 경기 이천의 시댁으로 가 연휴 마지막날인 17일 아침 귀경할 예정.

차례상 차림은 물론 하루 세끼식사와 시댁어른 간식, 남편 초대손님 식사대접 등 손에 물 마를 시간이 없다. 지난 추석이 끝나고 나서는 아예 1주일동안 밥을 안 지었을 정도다. 『10년이 지나 이 생활에 익숙해지면 모를까, 현재로서는 해결책이 없다』는 게 심씨의 하소연이다.

설 연휴를 시댁에서 보내야 하는 젊은 주부들 중에는 명절 자체를 고역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맞벌이 생활에 익숙한 이들에게 대가족 음식만들기와 설겆이 손님대접 어른모시기 등은 엄청난 스트레스로 작용한다는 것. 전문가들은 이처럼 명절을 전후해 일종의 일시적 우울증세인 「주부명절증후군」을 호소하는 주부들이 적지않다고 말한다.

남서울병원 신승철(정신신경과)원장은 『주부명절 증후군은 남성은 놀고 여성은 일하는 가부장적 시댁구조, 급작스런 가사노동과 정신적 부담 증가로 인한 급성 스트레스반응』이라며 『이러한 반응이 2주이상 지속되면 만성우울증에 걸릴 수도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부명절증후군 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남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부침개요리와 설겆이 정도는 남편이 직접 하고 틈날 때마다 『수고했다』는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네라는 것.

평상시 가사일을 잘 도와주던 남편도 시댁에서는 웃사람들 눈치때문에 행동에 제약이 있을 수 있으니 명절전 부부가 일 분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다.

전통문화 계승·교육단체인 사단법인 예지원의 권명득본부장은 『남편이 친구들을 초대했을 때 과도한 술상 대신 간단한 다과상만을 준비케 하는등 남편의 배려가 절실하다』며 『젊은 주부들도 「2, 3일만 지나면 끝이니 다행이다」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다독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본부장은 『명절을 온 가족이 모일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생각하는 적극적인 의식변화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관명기자 kimkwmy@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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