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재회담 밀고당기기] 여 "대화를" 야 "아직은"
1999/02/08(월) 18:34
「얼음정국」의 한기(寒氣)가 오래 지속되면서, 여야 모두 체력한계를 절감한듯 훈풍을 기다리는 표정이 역력하다. 대화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여권은 의원영입 중단을 밝히고 야당은 장외집회 중단을 선언, 서로를 배려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그동안 쌓인 앙금이 간단치않기에 곧바로 여야총재회담 등 화해국면이 조성되기는 녹록지않다. 따라서 당분간 명분과 실리를 확보하면서 대화를 하는 탐색국면이 전개될 전망이나 막후조율에서 조건이 타협되면 조기총재회담이 가능할 수도 있다.
여권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취임1주년을 기해 대화합의 정치를 대내외에 선언할 예정이어서 정국정상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아울러 장기적인 대립정국이 경제회생 등 국정전반에 부담이 된다는 점을 깊이 인식, 여야대화의 물꼬를 열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의 김중권(金重權)비서실장이 8일 『야당의원 영입작업은 하지않고 있다』고 밝히고 김정길(金正吉)정무수석이 이회창(李會昌)한나라당총재를 예방한 게 대화제스처라 할 수 있다.
여권은 조건없는 총재회담을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한나라당의 대화조건들을 심도있게 검토하기 시작했다. 의원영입이나 정계개편 등 정치적 문제에 대해 여권은 일단 『야당의 중단요구를 원칙적으로 수용할 것』이라며 융통성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세풍 총풍 등은 국가기강, 법치주의와 맞물려있어 타협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국민회의 핵심당직자들은 『한나라당이 대화에 응하지 않는 저변에는 대결을 통해 비주류의 도전을 억제하려는 이회창총재의 전략이 깔려있다』면서 『단순히 조건을 타협하는 문제로 보면 곤란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들은 김정길(金正吉)정무수석 등이 너무 대화에 매달리면, 마치 그동안의 대립이 여권의 책임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이영성기자 leeys@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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