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임대아파트 분양가 산정내역 공개 촉구
1999/02/08(월) 22:06
대한주택공사가 장기임대아파트를 분양으로 전환하면서 시세를 반영해 분양가를 일방적으로 결정, 시민단체와 아파트주민들의 항의가 계속되고 있다.
참여연대와 서울 중계동 주공 6·7단지, 경기 성남시 분당 탑 8단지 등 5개 지역 8개단지 주민대표 50여명은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주공이 장기임대아파트를 분양하면서 높은 분양가를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있다』며 분양가 산정근거 등 관련정보 공개를 요구했다.
이들은 『주민들이 분양계약을 못할 경우 불법거주 배상금조로 월 관리비 및 임대료의 50%를 추가 부담하는 계약내용도 소비자들에게 불리하게 돼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약관심사를 청구했다.
8개 단지 6,300세대를 대표한 이들에 따르면 정부는 임대아파트 건설 당시의 건설원가와 택지비, 감가상각비 등을 기초로 분양가를 결정토록 96년 3월 시행지침을 만들었으나 주공은 이를 무시하고 원가에 분양시 감정가격과 인근주택 실거래가격 등을 반영해 분양가를 산출하고 있다는 것.
김건식(金建植·34)분당대책위원장은 『정부의 지침대로 계산할 경우 15, 17평 임대아파트의 분양가는 3,400만원을 넘을 수 없다』며 『그러나 현재 주공 임대아파트의 분양가는 15평의 경우 평균 3,800만원, 17평은 4,100만원을 넘어 서민들에게 무리한 가격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위원장은 또 『분당 탑 8단지, 중계 6, 7단지의 경우 5~6개월전에 입주한 인근 주공 임대아파트보다 평당 평균 40만~50만원이나 분양가가 높은데도 주공측은 정확한 산출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민간 임대주택건설업체가 지자체장의 중재로 분양가를 내리고 있어 주공의 분양가산출에 대한 의혹이 더욱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공의 자회사가 된 ㈜한양의 일산·분당지역 15, 17평 임대아파트는 분양가를 지난해 평당 340만원으로 책정했다가 주민들이 항의하자 210만~220만원으로 내렸다.
참여연대 김칠준(金七俊)아파트공동체연구소장은 『분양가가 얼마냐보다 어떻게 산정됐는 지가 더욱 중요하다』며 『주공은 최근 중계 6, 7단지 주민들이 제기한 행정심판에서 「분양가 산정과 관련해 주민이 요구하는 자료를 제공하라」는 결정이 내려졌는데도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주공측은 『건설원가에서 임대기간중 감가상각비를 공제하고 건설투입자금의 이자 등을 합산해 분양가를 산출하고 있다』며 『이를 기초로 분양시 감정가격이나 인근주택의 실거래가 등을 고려해 정부중재가격보다 낮은 수준에서 분양가를 결정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주공은 또 『현재 분양가로 이미 50%의 분양이 이뤄졌다』며 『주민들의 요구는 IMF로 민간아파트와의 분양가 폭이 기대만큼 크지 않자 표출된 집단이기주의』라고 주장했다.
김동국기자 dkkim@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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