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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시장] 관련단체 사업화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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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시장] 관련단체 사업화 쟁탈전

입력
1999.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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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시장] 관련단체 사업화 쟁탈전

1999/02/07(일) 17:37

남녀고용평등법이 개정되면서 생긴 이른바 「성희롱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5인이상 기업체들은 연2회 교육을 실시해야 하고 사규개정등 기타 생소한 행정업무도 많아져 업체들은 상당한 비용이 들지만 외부에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는 형편. 관련 단체와 노무사 등이 새로운 시장쟁탈전을 벌이는 것이다.

이 분야 선두주자인 여성단체들은 「운동단체」의 품위를 지키면서도 전문성과 도덕성을 내세워 수익에도 관심을 기울인다는 입장.

「여성민우회」는 최근 11명의 쟁쟁한 여성학교수,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성희롱 강사뱅크」 명단을 기업체에 배포했다. 시간당 20만~25만원의 강의료중 10%는 민우회 몫. 종업원수가 많은 기업체의 경우 연간 강의료만 수백만원에 달하기 때문에 민우회는 30대 여성학과 석사이상 출신자들을 대상으로 「성희롱 전문강사」도 자체 양성할 계획이다. 민우회는 또 기업체마다 「성희롱 지침서」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60만원의 저작권료를 책정하기도 했다.

여성단체에 도전장을 낸 그룹은 노동법 전문가임을 강점으로 내세운 노무사들. 「열린 노무법인」은 이미 홍보책자를 제작, 300여군데 업체에 배포했다. 이 회사는 책자에서 성희롱 교육은 물론 사규와 단협개정 등 각종 행정절차를 신속하게 대행해준다고 홍보하고 있다. 임종호(林宗浩)노무사는 『1,000명규모의 사업장에서는 연간 1,000만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며 『여성단체보다 먼저 성희롱시장을 선점하기위해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성희롱을 아이템으로 한 각종 「벤처사업」들도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한 PC통신업체는 『성희롱 상담을 위한 유료사이트를 개설하자』며 여성민우회에 제의했고 모 출판사는 『서둘러 책을 발간해야한다』며 한 여성단체를 채근, 3월에 성희롱관련 단행본을 내기로 했다. 몇몇 방송작가들은 드라마제작을 여성단체에 제안했고 유명한 한 여류 소설가는 성희롱을 소재로 소설을 쓰기위해 여성단체에서 지침서를 사가기도 했다.

그러나 여성단체 한 관계자는 『성희롱이 사업의 아이템이 되어버린다면 성희롱 방지라는 법규의 취지가 훼손될 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유병률기자 bryu@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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