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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여야 '인천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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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여야 '인천 맞불'

입력
1999.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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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여야 '인천 맞불'

1999/02/07(일) 17:42

여야는 휴일인 7일 국회가 아닌 인천에서 장외일전을 펼쳤다. 한나라당은 인천 씨티백화점 앞에서 「김대중정권의 국정 실패 규탄대회」를 열었고, 국민회의 지도부는 인천 부평공단을 방문했다. 여야의 노림수는 분명했다. 한나라당은 이 지역 대우전자 노조 등의 「빅딜 울분」을 겨냥했고 국민회의는 행여나 외풍에 흔들릴지도 모를 노심(勞心)달래기와 장외집회 맞불놓기가 주목적이었다.

양당의 노력은 어느 정도 외형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이회창(李會昌)총재발(發) 총동원령이 떨어졌던 한나라당 집회는 성황을 이뤘고, 조세형(趙世衡)총재대행 등 당지도부가 대거 출동한 공단방문은 관계자들의 환영을 받았다.

한나라당 연사들은 상기된 표정과 들뜬 목소리로 빅딜정책 등을 신랄히 비판하며 정부여당을 닦아세웠다. 국민회의는 『노사가 한마음으로 합심해 구조조정과 노사평화를 이룩하고 있는 마당에 한나라당은 지역감정 등을 들쑤시며 노동자들을 선동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날의 인천 삽화는 그래서 더욱 서글픈 우리정치의 현주소를 지문찍듯 보여주었다. 한나라당은 인천집회가 마지막 장외집회가 될 수 있음을 암시하면서도, 언제든 장외로 뛰어나갈 수 있다는 으름장 놓기를 잊지 않았다. 『여권의 대화정국 복원노력을 지켜보겠다』는 한나라당의 「장내복귀」 단서는 『여차하면 다시 실력행사에 돌입한다』는 엄포놓기에 다름 아니다.

국민회의 지도부의 공단방문 역시 입맛 씁쓸한 과시용 행사이기는 매한가지였다. 국민회의는 『이제 겨우 살아나기 시작한 경제회생의 싹을 키우기 위해 대화정치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고 정치복원을 재촉구했다. 하지만 국민회의가 진정으로 한나라당을 정치의 장으로 끌어들이려 한다면 공단방문 따위의 바람잡기식 정치이벤트에 공을 들일 게 아니라 한나라당의 소매끌기에 더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휴일 인천의 장외 드잡이는 여야가 과연 정치복원의 의지를 갖고 있는지 의심케 했다. /홍희곤기자 hghong@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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