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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 쌓이는 국민연금

입력
1999.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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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 쌓이는 국민연금

1999/02/07(일) 17:51

국민연금의 확대실시를 앞두고 가입대상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난 88년에 시작된 국민연금은 95년 농어민에게 확대된데 이어, 오는 4월부터 도시자영업자 890만여명에게 적용케 되어 전국민 연금시대가 열리게 됐다. 신규가입이 의무적으로 적용되는 대상은 도시 자영업자 819만명과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 228만명 등이다. 이들은 최근 연금공단으로부터 소득액신고와 가입신청을 하라는 통지서를 배달받고 있는데, 국민연금공단의 준비부실과 연금제도에 대한 홍보부족 등으로 항의와 불평이 쏟아지고 있다.

가장 큰 불만은 보험료의 타당성과 형평성 문제다. 연금공단은 가입자들을 110개 업종과 5개 지역으로 등급을 세분하여 신고권장소득액을 산출하면서 3%의 월보험료를 적용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연금공단이 월보험료 산출에 적용한 것은 전년도 자료가 아닌 97년도 국세청 과세 자료를 토대로 함으로써 대상자들의 불만이 일고 있다. 특히 지난해 IMF 경제난을 처음 겪으며 실업자가 양산되고 소득이 줄어든 것이 반영되지 않아 불만이 커지고 있다. 연금제도가 국민의 복지를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경제난 속의 대상자들에게는 미래의 복지보다 현실의 부담이 더 절박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안이한 행정의 결과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신고 통지서를 보면 도시 자영업자의 과세자료와 재산규모, 학력 등을 면밀히 조사해 정확한 소득을 파악한다는 정부의 당초 방침이 지켜지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정부는 도시 자영업자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서 이제라도 전국민연금 실시에 완벽을 기하든가, 준비가 충분히 될 때까지 확대시기를 늦추는 것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연금공단은 지난 10년 동안 연금기금을 방만하게 운영하여 1조6,000억원의 손실을 냈다. 정부가 심각한 연금재정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졸속상태에서 연금확대를 서두르는 것이라면 결국 연금제도에 대한 국민적 불신만을 심화시키게 될 것이다. 보험료 산정시비 등으로 인한 지난해 농어민의 보험료 미납률도 40%선에 이르고 있다.

국민연금은 장밋빛 환상을 심어주며 시행하기 시작한 이래 가입자의 월보험료는 올리고, 노후에 받게되는 급여수준은 낮추는 등 계속 후퇴하는 바람에 국민의 불신과 실망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연금을 운영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또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가입대상자들이 국민연금을 조세로 인식하지 않도록 친절히 안내하여 그들이 복지제도의 필요성을 실감케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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