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3차가긴 마찬가지" 김빠진 남자슈퍼리그
1999/02/07(일) 16:41
『도무지 흥이 나지 않습니다』
99한국배구슈퍼리그 2차대회 막바지 경기를 치르기 위해 대구를 찾은 남자실업팀 감독들은 하나같이 『경기할 맛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그 이유를 『동기부여가 안된 까닭』이라고 했다.
남자부는 2차대회서 4강을 가린다. 그런데 광주시리즈를 끝으로 사실상 4강은 가려졌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3차대회선 2차대회 성적표가 휴지조각이다. 2차대회서 1등을 하건 4등을 하건 똑같다. 당연히 광주시리즈 다음의 대구시리즈는 하나마나한 소모전인 셈이다.
선수들은 오죽할까. 한장 남은 3차행 티켓을 차지하기 위해 1시간40여분동안 혈투를 벌였던 여자부 도로공사-담배공사전의 박진감은 남자부 경기서는 눈을 씻고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팀 명성에 먹칠을 안할 정도면 그만이었다.
관중들이 먼저 안다. 선수 얼굴 보기위해 체육관을 찾는 오빠부대가 아닌 다음에야 맥빠진 경기를 보러올 관중은 없다. 나흘동안 대구실내체육관이 관중들로부터 외면을 받은 이유이기도 했다.
배구협회는 『팀수가 줄어들어 어쩔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2차대회의 성적을 3차대회에 반영하는 방안 등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시키기위해 고심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프로농구와 프로야구가 시즌막판까지 긴장감을 유지하기위해 갖가지 방안을 모색하는 까닭을 배구협회는 이해하지 못한다. 관중의 예정된 외면을 부르는 대회운영방식. 배구코트의 프로화가 아직 갈길 멀다고 느낄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대구=이동훈기자 dhle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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