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창] 뉴욕경찰 41발 난사 무고한 흑인숨져
1999/02/07(일) 17:49
뉴욕시경의 경찰들이 무고한 시민에게 무려 41발의 총탄을 난사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 연방정부가 조사에 나서고 민권단체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사건에 관련된 경찰 네 명은 모두 백인이고 피해자가 아프리카 이민 출신의 흑인이라는 점 때문에 인종 문제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97년 이민 온 서아프리카 기니 비사우 출신의 아마도우 디알로(22)는 5일 새벽 맨해튼에서 행상을 마치고 브롱크스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로 들어가려다 경찰 네명과 마주쳤다. 택시강도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순찰중이던 경찰들은 검문을 하려고 했으나 디알로가 불응하자 권총을 꺼내들었다. 그때 디알로가 자신의 호주머니 쪽으로 손을 뻗자 총을 꺼내는 줄 알고 즉각 발포했다.
그러나 디알로의 호주머니에는 호출기와 지갑 밖에 없었다. 부검결과 그는 41발을 맞은 것으로 밝혀졌다.
민권단체들은 『무려 41발이 발사됐다는 것은 경찰이 피해자가 쓰러진 후에도 사격을 계속했다는 추측을 불러일으킨다』고 비난했다. 국제사면위원회(AI) 미국지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최근 점점 심해지고 있는 뉴욕경찰의 공권력 남용과 야만성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제기한다』고 비난하고 독립적인 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흑인 단체들은 사건 현장에서 철야 추모집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윤석민특파원 yunsukm@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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