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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일본어민의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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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일본어민의 환호

입력
1999.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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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일본어민의 환호

1999/02/06(토) 20:15

새 한일어업협정에 따른 상대국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의 조업조건이 최종 합의된 5일 오후. 야마구치(山口)·시마네(島根)·돗토리(鳥取)·후쿠이(福井)현 등 일본 서해안 어촌에서는 일제히 환호성이 울렸다.

대표적 대게 산지인 돗토리·후쿠이현의 어민들은 어업협동조합에 몰려 와 박수를 치고 만세를 부르기까지 했다. 기뻐하는 어민들을 배경으로 TV 회견에 응한 돗토리현 어협연합회 이토 미쓰오(伊藤美都夫)회장은 『한국 어선의 대게 저자망어업에 대한 우리 요구가 관철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협상이 길어져 겨울 복어 대목을 놓칠까 봐 노심초사하던 야마구치현 어민들의 기쁨도 이에 못지 않았다. 야마구치현 어협연합회 스이즈 고사요시(水津小三義) 회장은 『한국 EEZ내에서 과거처럼 복어잡이를 할 수 있게 돼 무엇보다 기쁘다』며 『하루빨리 조업을 재개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시마네현 어민들은 한국 어선의 장어 통발잡이가 크게 제한된 데 대해 일단 환영을 표하면서도 『통발잡이 외의 다른 어법 규제도 요구할 것』이라고 벼르는 모습이었다.

일본 어민들의 이같은 반응은 지난 해 9월 어업협정 기본합의 당시 들끓었던 반발은 물론 바다 건너 우리 어민들의 표정과도 180도 다르다. 이해당사자들의 엇갈린 표정이 협상의 최종 결과를 말해주는 것 같아 입안이 쓰다.

기본합의 이후 양국의 대조적인 움직임에 생각이 미치면 더욱 안타까움을 금하기 어렵다. 기본합의 이후 일본 당국과 어민은 최종적인 실리를 겨냥, 조업방법 규제 논리를 개발해 왔다. 반면 우리는 독도 영유권 문제 등 논란에 휘말려 「어장 질서와 자원 보호」 주장을 깰 대항 논리 개발에 실패한 느낌이 든다. 수산당국과 어민 사이의 신뢰의 벽도 부인하기 어렵다.

탄식은 때가 늦었다. 그렇지만 독도 주변 등 중간수역의 조업규제 협상이 아직 남아 있다. 중국과의 어업협상도 이젠 시작이다. 쓰라린 어심(漁心)을 보상금 몇 푼이 달랠 수는 없다. 이제라도 협상다운 협상을 보고 싶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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