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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흥수부장판사] "진정한 사법개혁위해 희생할 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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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흥수부장판사] "진정한 사법개혁위해 희생할 각오"

입력
1999.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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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흥수부장판사] "진정한 사법개혁위해 희생할 각오"

1999/02/06(토) 17:47

사법부 내부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글을 공개해 파문을 일으킨 수원지법 민사9부 문흥수(文興洙·42)부장판사는 6일 『진정한 사법개혁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썼다』며 『이를 위해 내 한 몸 희생할 각오가 돼있다』고 밝혔다. 문판사는 또 『이 글을 법관 전용 통신망에 띄운 뒤 동료·후배 판사들의 많은 격려가 있어 큰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_글을 올린 계기는.

『진정 국민이 사법부에 원하는 것은 판사들이 소신있는 판결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양심과 법에 따라 판결해야 할 판사들이 자신의 명예를 먼저 생각하기 때문에 인사권자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몇몇 판사들에게 의견을 구한 결과 공감을 얻어 글을 싣게 됐다』

_법원 인사에 문제가 많은가.

『고법부장에 동기들 중 20%정도만 승진하고 나머지는 탈락할 수 밖에 없다. 승진누락을 불명예로 여기는 분위기에서 판사들도 승진에 신경을 안 쓸 수 없다. 이런 현실에서 무슨 사명감을 갖고 일을 할 수 있겠느냐』

_전관예우 문제를 너무 과장했다는 일부 판사들의 비판이 있는데.

『글의 내용이 다소 과장되게 표현된 점이 있고 본의 아니게 판사님들의 심정을 아프게 하는 부분도 있어 여러차례 고민했다. 앞으로 선·후배 판사들의 많은 질정(叱正)을 바란다』

_대전 법조비리 수사와 관련한 언론보도에 판사들의 불만이 많은데.

『판사와 변호사가 술집에서 형량을 결정한다는 등 일부 보도에 대해 판사들이 강력한 법적 대응를 요구하는 건의서를 대법원장에게 올린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집단적, 감정적 대응보다는 입장을 바꾸어 사법불신의 원인이 된 본질적인 이유를 돌아봐야 한다. 평소 전관예우 문제가 뿌리깊은 사법불신의 근본원인이 됐다고 본다』

_문제의 글에 대해 사회적 파장이 큰데.

『그동안 꾸준히 주장했던 것이다. 언젠가는 공개 발표할 생각이었다. 이 아픔을 통해 앞으로 전관예우라는 말이 사라지고 법관들이 소신껏 국민을 위한 재판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국민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법원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자기반성과 제도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문부장판사는 『아직 하고 싶은 얘기가 더 있다』며 『10일께 공식 기자회견을 가질 것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박정철기자 parkjc@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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